'AI 최강자' 네이버, 톱 학회서 논문 무더기 채택...산학협력 빛났다
네이버가 압도적인 인공지능(AI) 연구 역량을 또 한번 입증했다. AI 학술 역량 면에선 더이상 구글과 해외 기업에 밀리지 않는다. 네이버가 국내외 유수 대학과 손잡으며 산학협력을 강화해온 것을 배경으로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AI랩과 클로바 소속 연구자들의 연구 논문 6편이 'NeurIPS2021'에서 채택됐다. NeurIPS(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은 세계 최고 권위의 인공지능 콘퍼런스 중에 하나로 머신러닝, 빅데이터, 시청각 정보처리 등 다양한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들이 발표되는 학회다.
이로써 네이버 클로바는 2022년 글로벌 톱 AI 학회서 정규논문으로 총 64개, 저널과 워크숍 등을 포함하면 약 90개의 논문을 발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앞서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에만 글로벌 학회에서 무려 43건의 논문이 채택돼, 작년 한 해 논문 발표 기록을 반 년만에 따라잡는 쾌거를 이룬 바 있다. 네이버는 매년 AI 논문 발표 실적을 갱신하며, 국내 최고를 넘어 글로벌 AI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컴퓨터비전, 자연어처리, 딥러닝, 음성기술 등 논문 분야도 다양하다.
학회에 채택된 논문 중 40% 이상은 네이버의 실제 서비스에 다양하게 적용돼, 사용자 경험을 높이는데도 크게 기여했다. 국제 음향·음성·신호처리 학술대회 'ICASSP'에서 발표한 화자인식 기술 연구 결과는 '클로바 노트'의 참석자별 발화 인식을 고도화하는 데 활용됐다. 'CVPR'에서 발표한 이미지인식 모델 '렉스넷'과 ICLR에서 발표한 딥러닝 최적화 기법 '아담P'는 음란물을 필터링하는 '엑스아이 2.0'의 핵심 기술이다. CVPR과 ICLR은 국제 3대 인공지능 관련 학술대회로 손꼽힌다.
이 밖에도 '클로바 더빙', '클로바 포캐스트', '클로바 케어콜' 등 다양한 서비스 및 솔루션에 AI 연구 결과가 접목됐다. 또 네이버는 검색어 교정, 쇼핑 기획전 생성, 쇼핑 리뷰 요약 등 네이버 서비스 곳곳에 자체 개발 초대규모 AI인 '하이퍼클로바'를 상용화하고 있다.
이처럼 괄목할만한 연구 성과는 네이버의 AI 기술에 대한 방대한 투자와 더불어, 국내 및 해외의 연구 기관들과 적극적인 산학협력을 이어온 결과다. 네이버는 연세대, 고려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인하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국내 유수의 대학들과 AI 연구 협력을 이어왔다. 서울대, 카이스트(KAIST)와는 각각 100여명 규모의 공동연구센터를 설립, 차세대 AI 연구를 위해 밀착 협력해왔다.
아울러 네이버는 국경을 초월한 AI 연구개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소매를 걷어 붙였다. '일본' '홍콩'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를 넘어 '독일' '프랑스'까지 AI 연구센터를 구축, 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의 글로벌 산학협력은 2017년엔 프랑스에 위치한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을 인수, AI 연구기지인 네이버랩스 유럽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네이버의 AI 네트워크 구상은 2018년부터 본격화됐다. 네이버는 홍콩과학기술대학교와 손잡고 AI 연구소를 개소했다. 당시 네이버랩스유럽에 이어 세워진 두 번째 AI 연구소로, 아시아 연구 거점으로는 첫 번째다. AI 기술 연구의 발전을 목표로 다양한 최첨단 연구를 진행, 산학공동연구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올해는 베트남 우정통신대학(PTIT)과도 공동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베트남 현지의 우수 인재들과 네이버 연구진들이 딥러닝, 매핑, 동영상, 음성인식 등 다양한 기술 분야 산학과제들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곳은 앞서 네이버가 하노이과학기술대학(HUST)과 설립한 연구 센터에 이어 세운 두번째 연구 거점이다.
전문가들은 AI 개발 경쟁이 미래 산업 주도권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취사선택, 고도화하는 모든 과정이 AI로 이뤄지고 있어 AI 주도권을 쥔 기업이 미래 시대를 선도할 수 있게 됐다. 또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재편된 AI 기술 패권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내 기업의 공격적인 투자는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효정 세종사이버대학교 컴퓨터·AI 공학과 교수는 "결국 가장 선도적인 모델을 개발한 기업을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며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와 학계와의 협력이 촉진되면 인재 유입이 활발해진다. 또한 거시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부 역량이 결집되고, 궁극적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와 연결되는 등 선순환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