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불리는 '티빙'...CJ ENM·네이버·JTBC '1500억원' 지원 사격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해 CJ ENM과 네이버, JTBC스튜디오 등 기존 주주 대상으로 대규모 자금 수혈에 나선 것이다.
13일 티빙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1500억원 규모의 제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발행가액은 44만2123원으로, 보통주 33만9272주가 신주로 발행될 예정이다. 대상자는 CJ ENM(18만주), JTBC스튜디오(12만주), 네이버(3만9272주)다.
이번 증자를 통해 티빙의 최대주주인 CJ ENM이 약 795억원을 출자한다. 또 다른 주요 주주인 JTBC스튜디오와 네이버는 각각 530억원과 173억원을 추가로 수혈한다.
티빙은 CJ ENM이 운영하고 있는 OTT다. 지난해 10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식회사 티빙으로 분사했다. 지난 6월 네이버가 400억 원 규모 투자를 단행해 지분 15.4%를 확보, 2대주주에 올랐다. 3대 주주는 14.1%를 보유한 JTBC스튜디오로, 지난 1월 제3자배정유상증자 방식으로 2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이번 투자 유치 목적은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한 자금 조달인 것으로 확인됐다. CJ ENM 관계자는 "티빙의 플랫폼 경쟁력 및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증자 목적을 설명했다.
티빙은 최근 오리지널 콘텐츠에 주력해 국내 OTT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왔다. 지난 1월 첫 오리지널 '여고추리반'을 선보인 이후 예능,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신서유기 스프링캠프', '아이돌받아쓰기 대회', '환승연애' 등 예능 콘텐츠에 '샤크:더 비기닝' 등 영화까지 라인업을 구축했다. 또한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생중계로 스포츠 영역까지 저변을 넓히고 있다.
티빙의 이용자 지표 역시 순증세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티빙의 8월 월간활성화지수(MAU)는 387만으로 역대 최고 수치를 이뤄냈다. 젊은 세대 뿐 아니라 중장년 유료 가입자 증가율도 고무적이다. 출범 대비 올해 4월 기준 40대(28%), 50대(46%), 60대(33%)로 크게 늘고 있다. 전체 유료 가입자 중 절반 이상(57.1%)의 고객이 하루에 최소 한 개이상의 콘텐츠를 시청하는 등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효과를 확인한 만큼, 대규모 자금 수혈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게 티빙의 전략이다. 현재 티빙은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를 위해 국내외 복수의 PEF(사모펀드) 운용사에게 투자 의사를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 측은 "프리IPO가 진행 중"이라며 "오리지널 콘텐츠 효과가 좋고 출범 이후 유료가입자도 3배 이상 늘고 있어서 이런 것들이 벨류에이션(기업가치) 높이는 데 작용할 것 같다"고 밝혔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티빙의 기업가치는 최소 2조원 이상으로 점쳐진다. 올해 티빙 유료 가입자는 200만명을 넘어설 전망으로, 2022년 말 기준 400만~500만명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이 경우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 7000원으로 가정할 때 2023년 티빙 매출액은 3000억원 이상이 된다. 연간 매출에 최대 10배의 멀티플을 적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티빙의 가치는 3조원 이상까지 오를 수 있다는 평가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