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온다] 韓 OTT 게임체인저 꿈꾸는 디즈니...제2의 '오징어게임' 찾는다(종합)
내달 국내 공식 출시를 앞둔 월트디즈니 컴퍼니의 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콘텐츠 시장에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한국 콘텐츠를 적극 수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는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쩐의 전쟁 가세한 '디즈니플러스'...韓 콘텐츠 공격 투자
제이 트리니다드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DTC 사업 총괄은 1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코리아 미디어 데이'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콘텐츠는 탁월하고 매력적"이라며 "한국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향후 몇 년 간 대대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이날 행사에서 18개의 오리지널 작품을 포함, 20개 이상의 아태지역 신규 콘텐츠를 최초 공개했다. 디즈니는 이날 공개된 작품을 포함해 2023년까지 아태지역에서 50개 이상의 오리지널 라인업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 콘텐츠 라인업도 공개됐다.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 ▲설강화 ▲블랙핑크: 더 무비 ▲너와 나의 경찰수업 ▲그리드 ▲키스 식스 센스 ▲무빙 등이다. 블랙핑크, 한효주, 조인성, 강다니엘 등 한류 스타를 대거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더불어 디즈니플러스에서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등 디즈니의 6개 핵심 브랜드가 선보이는 영화 및 TV 프로그램 콘텐츠도 만나볼 수 있다. 총 1만6000회차 이상의 영화 및 TV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스타 브랜드에서는 국내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제작한 오리지널 한국 콘텐츠를 별도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 브랜드를 통해 공개되는 콘텐츠는 오리지널 콘텐츠 외에도 디즈니 텔레비전 스튜디오, FX 프로덕션, 20세기 스튜디오, 20세기 텔레비전, 터치스톤 등 디즈니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작품도 포함된다.
디즈니는 구체적인 국내 콘텐츠 제작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서비스 시작 전에 이미 국내 콘텐츠 제작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디즈니는 지난 4월 스튜디오앤뉴에 660억원을 투자하고 5년간 매년 1편 이상의 콘텐츠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한국 콘텐츠 시장에 대한 투자를 이어왔다.
상생 강조 디즈니플러스..."우린 선량한 기업, 韓과 함께 간다"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한국 사회 및 창작자 생태계와 협력 의지를 지속 피력하기도 했다. 앞서 국내 시장에 진출, 망사용료·저작권 독점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넷플릭스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제이 트리니다드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DTC 사업 총괄은 국내 망사용료 이슈에 대해 "디즈니의 철학은 '선량한 기업, 시민이 되자'라는 것"이라며 "파트너사와 콘텐츠 제작사 등 사업자들과 협력해 나갈 것이다. 그래야 최고의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했다.
더불어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국내 창작자와 '상생 파트너십'을 통해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김소연 디즈니코리아 상무는 콘텐츠 판권·저작권 관련 질문에 "파트너사들과 '윈윈'하는 모델로 서로 상생하고,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호 디즈니코리아 대표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러한 전략으로 디즈니는 'APAC 크리에이티브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 출범 소식을 알렸다. 수백 명의 아태지역 크리에이터들과 디즈니의 세계적 감독, 콘텐츠 전문가를 이어주는 프로그램이다. 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픽사,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등을 통해 구축한 압도적 규모의 창작 노하우를 아태지역 창작자들에게 개방하겠다는 의미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크리에이터들은 이 특별한 기회들을 통해 마블은 물론 월트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픽사, 루카스필름,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세계적인 콘텐츠 제작사들의 제작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프로그램이 아태지역 크리에이티브 업계에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내달 12일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는 디즈니플러스는 월 9900원, 또는 연간 9만9천원에 최대 4개 기기에서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현재 23개 언어로 자막과 더빙 옵션을 지원하고 있지만, 한국 출시 시점에는 28개 언어까지 추가할 전망이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