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W 출시] ②위기가 곧 기회...'블소2'가 먼저 맞은 매 덕분에 '리니지W'엔 '아인'도 '악세'도 없다
사전등록자수 1300만명을 돌파한 신작 멀티플랫폼 MMORPG '리니지W'가 4일 출시되는 가운데 엔씨소프트가 선보일 새로운 비즈니스모델(BM)에 관심이 쏠린다. '아인하사드 시스템'과 '액세서리 뽑기'로 대표되는 엔씨소프트하면 떠오르는 BM이 이번 리니지W에서는 사라진다.
이는 지난 8월말 출시한 '블레이드앤소울2'에 대한 이용자들의 혹평을 귀담아 들은 결과물이다. 당시 이용자들은 과도한 과금유도라며 비판했고, 결국 이는 엔씨소프트 주가 급락을 불러왔다. '블소2'가 먼저 맞은 매 덕분일까. 엔씨소프트는 이용자들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과도한 과금유도 BM을 도려냈다.
과도한 BM은 분명 게이머들의 비판 대상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확실한 매출원이기도 했다. 확실한 매출원을 도려내는 것은 곧 과거 성공 방정식을 버리겠다는 의미다. 그만큼 엔씨소프트가 '블소2'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뒤이어 출시되는 '리니지W'인 만큼, 달라졌음을 보여주겠다는 엔씨소프트의 강한 의지가 였보인다.
리니지W에는 '아인'도 '악세'도 없다
'아인하사드' 시스템은 엔씨소프트의 대표적이 BM으로 게임 내 피로도 시스템, 경험치나 재화, 아이템 획득 확률을 늘려주는 효과가 있다. 엔씨소프트 게임을 하는 게이머라면 사실상 '필수적으로' 돈을 내고 이 시스템을 이용해야 했었고, 이는 곧 게이머들의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에서 라이트 유저들이 당연히 누려야 하는 혜택을 못 누려 역차별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인하사드 시스템을 삭제키로 했다. 이후에도 비슷한 시스템을 절대 만들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액세서리 뽑기 역시 엔씨소프트 BM의 핵심 중 하나지만, 이용자들이 액세서리를 얻기 위해 혈원들과 고생한 기억들, 빈 액세서리 슬롯을 채워나갈 때의 즐거움, 아이템을 착용했을 때의 짜릿함 등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액세서리 뽑기를 삭제했다. 리니지W에서 액세서리는 오로지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리니지W에서는 대부분의 MMORPG 게임이 BM으로 삼고 있는 '인형'이나 '변신'이 주요 BM이 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인형이나 변신 이외의 과금 모델은 없다"고 말했다.
과금 강도 완화하고 개인 간 거래 지원
아울러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에 개인 간 거래 시스템을 지원한다. 그간 게임 플랫폼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작업장이 증가했고, 이들이 재화와 아이템을 현금으로 판매해 많은 수익을 올렸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은 거래소 시스템을 도입하고 개인 간 거래 지원을 중단해 현금과 게임 아이템·재화 간의 거래를 억제해 왔다.
이로 인해 작업장이 아닌 개인 간의 거래가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게임 내 거래소 수수료로 인해 아이템을 판매해도 상당 부분을 수수료로 지불해야해 이용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불만이 고조돼 왔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에서 개인 간 거래를 다시 허용키로 했다. 작업장 등 불안요소는 분명 있지만 이는 회사가 운영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지,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줘서는 안된다는 것이 엔씨소프트 측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 내부에서도 과금모델에 대한 비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블소2를 통해 기존 BM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김택진 대표를 시작으로 전사적으로 변화를 추구한만큼, 엔씨소프트가 어떤 새로운 성공방정식을 찾아낼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고 전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