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이재명 만난 韓 대표 스타트업...'규제 제발 풀어주세요' 이구동성

2021-11-08     이영아 기자
(왼쪽부터) 안성우 직방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슬아 컬리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만난 국내 스타트업 대표들은 각종 규제에 막혀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목소리로 규제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초청해 '스타트업 정책 토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인 컬리 김슬아 대표, 직방 안성우 대표,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를 비롯해 두나무, 맘이랜서, 솔트룩스, 에이아이닷엠, 엘리스, 왓챠, 우아한형제들, 째깍악어, 8퍼센트 등 스타트업 창업가들과 국회의원 강훈식, 김병욱, 한준호, 홍정민 의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진행을 맡은 최성진 코스포 대표는 "세계 경제는 스타트업이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며 "한국도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중심 역할을 스타트업과 혁신생태계에 맡기는 과감한 국가전략을 펼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코스포 차원에서 준비한 정책제언을 발표했다. ▲과감한 규제혁신 ▲디지털 혁신 인재 육성 ▲창업가를 존중하는 문화 조성 ▲데이터ㆍ플랫폼ㆍ네트워크에 과감한 투자 ▲스타트업 선순환 구조 강화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을 지원하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스타트업 대표들 역시 한 목소리로 규제 개선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국내 대다수의 스타트업들은 열심히 하고 있지만 국내 문제를 푸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며 "글로벌 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규제 개선에 적극 나서줄 것을 이 후보에게 요청했다.

이어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포지티브 규제 형식에서 바꾸면 다양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법률·정책 금지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열린 규제 방식인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 합리화를 꾀야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김슬아 컬리 대표 역시 "식품 관련 규제의 경우 식약처와 구청의 답변이 제각각이라 문제가 생겼을 때 시간이 지체된다"고 현행 규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망은 공공재지만 한국 인터넷 망 비용은 정말 비싸다. 미국 등 글로벌 국가와 비교했을때 7%, 70%도 아닌 700% 비싼 수준"이라며 "이를 정부도 인지하고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무런 변화가 없다. 디지털 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 등 한국 모든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문제다. 한국에서 시작해 글로벌에서 경쟁해야하지만, 굉장히 큰 부담을 안고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핀테크 업계에서는 특히나 많은 고민을 안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승건 토스 대표는 "금융 관련해서는 저희가 아는 태반이 다 불법이자 비법"이라며 "결과적으론 (저희가) 몇년씩 써서 풀어낸 규제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지금은 잘 되어서 전국민 30%가 쓰는 서비스, 연 매출 1조원, 임직원 1500명의 큰 회사가 됐지만 아직도 힘들어 죽을 지경이다"라고 토로했다.

김형년 두나무 부사장은 "미국은 NYSE(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 등 큰 자본시장이 있는데 왜 한국에서는 이런 큰 자본시장, 디지털 자본시장이 없을까 늘 고민한다"며 "정치권에서 좋은 자본시장이 조성될 수 있도록 업권법 등 만들어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효진 8퍼센트 대표는 "중금리 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원스톱 정책은 고무적이었다"며 "다만 라이더 분들이나 택시기사 분들과 같은 플랫폼 노동자들께 합리적인 정책을 제공하고 싶지만 리스크 관리상 한계가 있다. 정부랑 같이 할 때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