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스타트업...생태계 구축하며 '선순환' 이끈다

2021-11-24     허준 편집장

선배 스타트업이 다른 초기 단계 기업에 투자하며 스타트업 생태계를 선순환 이루고 있어 주목된다. 

아직 성장중인 스타트업인 만큼, 단순히 수익을 노린 투자나 기부 및 사회공헌성 투자를 하지는 않는다. 이들의 투자는 사업 연관성이 있어 시너지를 낼만한지를 가장 먼저 본다는 점이 특징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전문 솔루션 알스퀘어는 집토스, 프롭지, 마미코스 등 국내외 프롭테크 기업에 투자했다. 2019년 9월 직영 부동산 플랫폼 집토스 투자를 시작으로 베트남 주거용 중개 부동산 플랫폼 프롭지와 인도네시아 원룸 중개 플랫폼 마미코스(지오인터넷)에 투자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스타트업을 보며 시장을 파악한 알스퀘어는 올해 6월 베트남 지사 알스퀘어 베트남을 설립하여 전수조사 기반 상업용 부동산 종합 솔루션을 해외에서도 제공한다.

단순 숙소 예약을 넘어 여가를 책임지는 기업이자 기술 회사를 지향하는 야놀자도 빅데이터를 이용한 여행자 개별 맞춤 콘텐츠 등 트리플에 투자했다. 국내 웨이팅 서비스 기업 나우버스킹에도 인수를 조건으로 투자했다. 스마트 웨이팅 솔루션 '나우웨이팅'을 숙박, 레저 등 여가 전반으로 확대 적용 예정이다.

이 외에도 기업고객 대상 커피정기구독 서비스 '원두데일리' 운영사 스프링온워드에 투자하여 야놀자 여행 외 고객 여가 및 소비활동 관련 다양한 서비스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당근마켓도 대표적인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스타트업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푸드테크 기업, 요식업 관련 서비스에 주로 투자했다.

로봇 요리사가 음식을 만드는 공돌이의부엌(신스타프리젠츠), 사물인터넷 기반 모듈형 스마트팜기업 엔씽, 중소형 광고주를 위한 챗봇 기반 머신러닝 광고 솔루션 아드리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러한 푸드테크 기업 투자를 기반으로 시장에 대한 경험을 축적해 음식점 서빙 로봇 대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마켓이 지역 주민들 간의 연결을 비롯해 동네에서 열리는 소규모 모임이나 작업실, 공방 등의 가게와 이웃을 연결하는 서비스 남의집에 투자했다. 하이퍼로컬 지향하는 행보다. 1인 가구 증가로 물질적인 소유보다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취향 중심의 커뮤니티 지향 흐름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어 남의집이 로컬 커뮤니티 활동의 주축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대기업이나 전문 투자사의 투자보다 스타트업의 투자가 더 반갑다"며 "숱한 데스밸리 넘긴 선배기업 노하우와 사업 경험 가까이서 들을 수 있어, 이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전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