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가 넷플릭스·디즈니에 맞서는 이유...'지상파 파워' 무시 못하네

2021-11-27     이영아 기자
/사진=웨이브 제공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동영상서비스(OTT)의 한국 진출로 시장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토종 OTT '웨이브'가 선전을 이어가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현지 문화와 언어가 담긴 '로컬 콘텐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이 한국에서도 나타나며 지상파를 비롯, 국내 콘텐츠를 풍부하게 갖춘 웨이브가 거대 해외 사업자와 대등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국내 주요 OTT 중 가장 긴 사용시간을 기록한 서비스는 웨이브로 조사됐다. 웨이브의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236.8분으로,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을 제치고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넷플릭스(191.35분) ▲티빙(186.73점) ▲쿠팡플레이(103.35점) ▲디즈니플러스(100.18점) 순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로컬 콘텐츠' 선호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했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OTT 서비스 이용자 절반 이상이 한국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 (OTT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한국 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해 나가느냐가 OTT 사업자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넷플릭스의 경우 국내 제작사와 계약을 맺어 콘텐츠를 선별적으로 수급하고 있다"며 "반면, 웨이브는 '잘 되는 작품'만 선별하는 게 아닌, 지상파 3사의 콘텐츠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 국내 콘텐츠 측면에서 규모가 크고 장르도 풍부하다"고 했다. 

특히 웨이브에게는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라는 든든한 우군이 있어 한국 콘텐츠 수급 경쟁력이 높다는 의미다. 현재 웨이브는 30만편의 콘텐츠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있다. 또 매일 방송사로부터 100여편의 콘텐츠가 추가되고 있다. 더불어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추가로 제작, 한국 콘텐츠 수급 규모를 더욱 키우고 있다. 최근 웨이브가 공개한 '피의게임',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검은태양' 등 오리지널 콘텐츠의 화제성과 인기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한편 지난 12일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는 출시 첫날 이후 사용자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시 첫날인 12일 DAU 59만3066명을 달성했으나, 이후 21일 기준 39만9426명을 기록해 출시일 대비 32.7% 감소했다.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콘텐츠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점이 이용지표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디즈니플러스에 현재 공개된 한국 콘텐츠는 17편에 그친다. 그마저도 JTBC와 채널A에서 방영된 구작 콘텐츠 위주다. '스카이캐슬', '부부의세계', '괴물', '하트시그널', '아는형님' 등의 콘텐츠다. 야심차게 준비했다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도 '런닝맨: 뛰는 놈 위에 노는 놈' 유일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디즈니플러스의 전망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도 덧붙였다. 성 교수는 "서비스 출시 한 달도 안 된 시점이라 디즈니플러스의 성적을 논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면서 "넷플릭스가 그러했듯, 디즈니플러스도 현지 이용자들을 만족시키는 콘텐츠 수급을 꾸준히 늘려간다면 충분히 반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