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SK스퀘어 첫 투자처는 '코빗'...'메타버스·블록체인' 미래 봤다(종합)
인적분할을 통해 SK텔레콤에서 신설 법인 회사로 분리된 SK스퀘어가 첫 투자처로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을 택했다. SK텔레콤이 운영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에 이를 연계해 블록체인과 메타버스의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 고객 활용 빈도가 늘어난 메타버스-대체불가능한토큰(NFT) 등 떠오르는 신산업에 뒤쳐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도 엿보인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약 900억원을 투자하고 2대 주주에 오르는 동시에, 카카오계열 넵튠의 자회사이자 3D 디지털휴먼 제작 기술을 보유한 '온마인드' 지분 40%를 인수한다.
"메타버스 셀럽부터 P2E까지" SK스퀘어, 온마인드-코빗 시너지 'UP'
지난 2013년 비트코인-원화 구매 거래 서비스로 시작한 '코빗'은 핵심 가상자산 70종에 대한 거래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빗은 가상자산거래 서비스 이외에도 대체불가능한토큰(NFT) 거래 마켓과 메타버스 가상자산거래소 '코빗타운'을 운영 중이다. 코빗타운은 사용자가 게임하며 보상을 얻을 수 있는 플레이투언(P2E) 모델을 도입한 메타버스 기반 가상자산 플랫폼이다.
이프랜드와 코빗타운의 메타버스-가상자산거래소가 연동될 경우, 이프랜드 이용자가 가상재화를 손쉽게 구매하거나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지난 8월 열린 SK텔레콤 메타버스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들은 메타버스 경제 시스템과 관련된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이프랜드와 P2E 시장과의 연계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19일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1' 콘퍼런스에 참석한 전진수 SK텔레콤 메타버스 사업총괄은 "제패토와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등 직접 메타버스 안에서 창조 및 제작하는 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고 이는 경제활동이 중요한 흥행 요소"라며 "이프랜드 역시 P2E와 P2P, NFT 시장에 관심이 큰 것은 마찬가지"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이프랜드는 모임 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 서비스가 이프랜드 내에 입점해서 커머스 활동이나 쇼룸, 콘서트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메타버스 월드'로 진화를 꿈꾸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프랜드는 향후 소셜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커머스, 엔터테인먼트, 제조, 스포츠 등 다양한 기업 서비스들이 이프랜드 내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메타버스 월드'로 진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웨이브와 플로, 원스토어가 가진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제작한 가상자산들을 NFT 거래 마켓을 통해 간편하게 구매하고 소장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80억원 규모에 달하는 SK스퀘어의 온마인드 투자 역시 메타버스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온마인드는 지난해 4월 설립된 회사로 같은 해 11월 카카오게임즈 산하 넵튠의 자회사로 편입된 비상장회사다.
온마인드가 제작한 3D 디지털휴먼 '수아(SUA)'처럼 SK스퀘어가 이프랜드에서 실감나는 아바타를 구현하거나, 새로운 메타버스 셀럽을 만드는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플로와 웨이브가 가진 플랫폼을 접목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이나, 디지털 휴먼 셀럽을 생성해 인기 아티스트 육성 사업 또한 청사진으로 내세웠다.
박정호 "블록체인·메타버스, 차세대 기술...혁신 투자 추진"
일각에서는 SK스퀘어가 첫 투자처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를 낙점한 것이 이들의 향후 정체성을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SK ICT 테크 서밋 2021에서 박정호 SK스퀘어 대표도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투자 의지를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박정호 대표는 "최근 기업 분할 이후 SK텔레콤에서 메타버스를 개발하고, SK스퀘어에서 메타버스 생태계에 필요한 기술과 혁신에 대한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며 "블록체인과 같은 차세대 기술들을 어떻게 가상 세계에 접목시켜 발전시킬 수 있을지 상상력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블록체인과 결합된 메타버스를 '미래 ICT 플랫폼'으로 전망한 것처럼, SK스퀘어는 향후 메타버스 생태계 안에서 이용자들이 아바타, 가상공간, 음원, 영상 등 다양한 가상 재화를 거래하는 경제시스템을 만들고, 가상자산거래소와 연동해 언제든 가상 재화를 현금화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SK스퀘어 측은 "사회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ICT 넥스트 플랫폼(Next Platform) 영역을 선점하기 위해 이번 투자를 집행했다"며 "이를 통해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생태계를 조성하고, 미래 ICT 영역을 선점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