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소프트뱅크 '콘텐츠' 시너지 성큼...日 웹툰 1위 탈환 대작전

2021-12-10     이영아 기자
라인망가/사진=라인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의 협력이 콘텐츠 시장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웹툰' 분야에서의 시너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 라인 망가와 소프트뱅크그룹의 전자책 전문 계열사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의 연계로 생태계 확장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네이버·소프트뱅크 연합군, 日 웹툰 왕좌 노린다

10일 일본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라인 망가와 이북 재팬의 전자만화 올해 유통 총액은 약 800억엔(약 832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일본 전자만화 시장에서 최대 규모에 이르는 유통액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이북 재팬은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이 운영하는 전자책 플랫폼이다. 

네이버는 손자회사인 '라인디지털프론티어'를 통해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 주식을 매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가 자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라인디지털프론티어에 최대 160억4900만엔(약 1716억원)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내년 상반기에 공개 매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공개 매수가 마무리되면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은 라인디지털프론티어의 자회사로 편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의 손을 잡은 것은 라인 망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평가된다. 네이버가 라인망가 띄우기에 주력하는 이유는 후발주자 카카오의 픽코마의 급성장 탓이다. 일본 웹툰 시장에서 1위 지위를 공고히 하던 라인망가는 지난해 하반기 픽코마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픽코마는 일본의 디지털 만화 및 웹소설, 경쟁력있는 한국의 웹툰 콘텐츠 등을 제공하며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해왔다. '나 혼자만 레벨업'과 '이태원 클라쓰' 등 현지화한 작품이 인기를 끌며 거래액을 늘렸다. 그 결과, 론칭 4년 3개월 만인 지난해 7월 일본에서 처음으로 모바일 비게임앱 부분 매출 1위를 기록한데 이어 현재까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재팬 '픽코마' /사진=카카오 제공

네이버 연합군 VS 카카오, 日서 한판 승부

일본 내 변변한 플랫폼하나 없는 카카오가 열도 웹툰 시장을 휩쓸자 네이버가 느끼는 충격파는 상당하다. 1위 메신저인 라인을 손에 쥐고도 카카오에게 밀린 탓이다. 특히 일본 만화 시장은 여전히 전세계적 규모를 자랑해 네이버 입장에선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일본 출판과학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 만화 판매액이 6120억엔(약 6조3638억원)으로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더불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확대로 웹툰으로 대표되는 전자책 만화의 성장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현지 언론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책 만화 판매액은 3420억엔(3조5562억원)으로 전년(2593억엔·2조6963억원)보다 31.9% 훌쩍 늘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일본 디지털 만화 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콘텐츠 산업 상위 33 개국을 대상으로 만화 산업의 시장성 지수를 도출한 결과 일본이 전략 시장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중국, 프랑스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한국 웹툰 진출 시 수익성이 가장 확실하게 검증된 국가는 일본이라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일본 전자책 시장 공략 고삐를 바짝 죌 계획이다. 라인 망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대폭 늘리고,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전재하고 있다. '싸움독학', '여신강림' 등 한국 유명 지식재산권(IP)를 라인망가에 투입했다. 이와 동시에 200억원 내외 마케팅비를 쏟아부었다. 

더불어 앱(애플리케이션) 업데이트도 속속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는 작품 탐색 및 열람을 비롯한 사용성 개선에 초점을 맞춰 '라인망가 2.0'을 출시하기도 했다. '랭킹' 탭을 추가,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어 '인기 랭킹 작품'·'최근 읽던 작품'·'같은 작가의 작품'·'최근 놓친 작품' 등을 홈 탭에 추가해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작품을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구성했다. 

라인망가에서 읽었던 작품과 유사한 작품의 추천 기능도 강화했다. 각 이용자별로 개인화된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데 주력했다는 게 라인 측 설명이다. 아울러 작품 단위로 단행본과 연재분을 묶어 독자들이 둘을 오가며 편리하게 작품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