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게임주? 마이크로소프트-블리자드 '80조 빅딜' 덕에 기대감 '쑥'

2022-01-18     이수호 기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국내외를 막론하고 성장주의 대표격으로 불리며 최근 급격한 주가하락세에 직면했던 게임주가 '세기의 빅딜' 덕에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18일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의 대형 게임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를 687억달러(82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구촌 IT 업계 역대상 최고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이번 거래는 전액 현금으로 이뤄지며, MS는 액티비전의 기업가치로 주당 95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액티비전의 지난 14일 종가에 45%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이다. 액티비전의 주가는 거래 중단 직전까지 전장대비 38% 상승한 65.39를 기록했다. MS가 시가총액 기준으로 60조원 규모까지 밀린 블리자드를 20조라는 거액을 더 얹어서 통째로 사간 셈이다. 

블리자드는 지난해 직장 내 급여 차별화 성차별, 성희롱 논란에 직면하며 직원들의 대규모 파업사태로 불러왔다. 이때문에 경영진 재편과 더불어 신작 개발 연기 등 후폭풍이 지난해말까지 이어져왔다. 

그러나 이번 MS와의 빅딜을 통해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당장 개장 전 블리자드의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30% 이상 급등한 상태다. 무엇보다 블리자드가 갖고 있는 다량의 히트 IP 덕에 탄탄한 실적을 이어오고 있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빠르게 탑재될 전망이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MS는 블리자드의 4억명 이상의 MAU와 충성 사용자를 단숨에 확보할 수 있다"며 "이는 MS의 상대적으로 미진한 게임 사업의 신규 유저 확보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디아블로2 레저렉션의 글로벌 흥행 덕에 지난해 3분기 블리자드의 매출액은 20.7억달러, 주당순이익(EPS)는 0.82 달러로 컨센서스를 상회한 호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때문에 한동안 부진을 이어온 국내 게임사들 또한 반등 구간을 맞이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블리자드의 PER이 20배 수준에 머물고 있는 만큼, 유사한 수익구조를 갖춘 대형 게임사들이 당장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정 연구원은 "지난주 게임 산업내 대규모 M&A인 테이크투의 징가 인수(127억달러) 발표가 1주일 밖에 되지 않은 이 시점에서 향후 핵심적인 디지털 콘텐츠 생산자로서 '게임사'의 가치 부각이 지속되며 게임 업종 전반에 온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