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는 끝났다?' 나스닥 한파 속 빅테크 실적 발표에 쏠린 눈

2022-01-21     김가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과 더불어 양적긴축 단행 가능성이 부각되며 최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급락하고 있다. 나스닥이 조정장에 진입한 가운데 이른바 '나스닥 대장주'라고 불리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분위기를 바꿀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진 데다 경쟁자들의 추격으로 신규 가입자 증가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20% 가까이 폭락했다.

넷플릭스의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은 1.33달러(약 1588원), 매출액은 77억1000만달러(약 9조2072억원)를 기록했다. 실적은 월가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신규 가입자 증가세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가입자 828만명을 추가했으나, 이는 월가 추정치(839만명)를 밑돌았고 전년 동기 신규 가입자(850만명)보다 적은 숫자다.

이에 따라 내달 초까지 실적 발표가 예정된 빅테크 기업들의 부담 또한 커지는 모양새다. 차주에는 시총 1위와 2위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발표가 예정돼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오는 26일 실적 발표에 나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518억달러(약61조8543억원), 218억달러(약26조313억원)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20.2%, 21.8% 증가한 수치로, 컨센서스에 부합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82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며 '메타버스'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MS 365 구독자 수와 클라우드 애저 사용자 수의 꾸준한 증가세가 전망된다"며 "반도체 부족 등 공급망 이슈에도 불구하고 기업향 PC 수요 회복에 따른 윈도우 OEM 사업부 실적이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시가총액 3조달러를 향하던 애플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사업인 아이폰 판매의 경우 월가 예상치를 4% 상회한 8300만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호재가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과 매출액을 각각 1.88달러(약2245원), 1182억달러(약141조1789억원)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의 실적 호재가 주가 상승동력으로 작용할 지는 확실치 않다. 케이티 후버티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애플의 주가가 지난해 10월 4일 저점 대비 19% 오른 것은 4분기 실적 호재와 기대감이 이미 선반영된 수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매출 기반이 견고한데다 혼합현실(XR) 헤드셋 신제품, 애플카 등의 성장동력이 남아있어 기술주 하강 국면의 '방어주'로 꼽힌다.

내달 첫주에는 알파벳, 메타, 아마존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음달 1일 발표 예정인 알파벳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591억달러, 영업이익 206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알파벳이 올해 애플의 프라이버시 보호 강화 정책으로 인한 광고 수혜와 클라우드, 유튜브, AI를 기반으로 성과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2일에는 메타와 아마존이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다. 먼저 메타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액 333억달러(약39조7435억원), 영업이익 112억달러(13조3672억원)를 기록하며, 예상치를 각각 0.2%, 14.4% 하회할 전망이다. 광고부문은 지속 성장이 예상되나 코로나19 수혜가 사라진 영향과 애플의 앱 추적 제한에 따른 CPM 성장률 둔화로 단기적 하락세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커머스를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확장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장기 성장성이 높고 매력적"이라며 "올해 예상 매출액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22.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마존 또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아마존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중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24.4% 늘어난 1378억달러(164조4643억원)지만, 영업이익에서 부진할 전망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아마존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5.8% 하락한 23.5억달러(2조8047억원)로 시장 예상치를 5.4%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급증한 인건비와 부진했던 온라인 쇼핑 실적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아마존의 고용규모를 146만명으로 가정할 때, 시간당 평균 임금이 1달러 상승하면 한 분기에 7.6억달러의 비용 증가 요인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