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하락세에 가상자산 일일 거래대금 4조원대로 뚝...저점 다다랐나

2022-01-24     이성우 기자
그래픽=디미닛

정치권에서 국내 가상자산 거래대금이 코스피 거래량을 훌쩍 넘었다며 공약을 제시하고 있지만, 최근 4대 가상자산 거래소 거래대금은 4조원대로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 금리인상 우려에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대금도 떨어져 현재 코스피 일일 거래대금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가상자산 일일 거래대금, 지난해 5월 47조원·올해 1월 4.7조원

24일 기준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지난 7일간 일일 거래대금 평균이 4조7620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초 5조원을 겨우 유지하던 4대 거래소 일일 거래대금의 합이 4조원대로 떨어진 것. 이는 지난해 약 47조원을 기록했던 5월 7일 일일 거래대금의 합의 10분의 1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선주자들이 가상자산 일일 거래대금이 코스피 거래대금을 넘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최근 가상자산 일일 거래대금은 코스피 일일 거래대금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의 코스피 일일 거래대금의 평균은 약 9조3000억원이다.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비트코인 가격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인상 우려로 인해 하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내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급등하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고조됐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7% 상승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지난 13일(현지시간) PPI는 전년 동월 대비 9.7% 상승했다.

또 이보다 앞선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개한 지난해 12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위원들이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물론 첫 기준금리 인상 후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는게 적절하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록은 경제, 고용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더 일찍 혹은 더 빠른 속도로 인상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고 위원들이 대체적으로 언급했다고 적시했다.

FOMC 위원들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인상을 앞당기는 것은 물론 Fed의 자산규모를 줄이는 양적긴축을 통해 유동성을 더 많이 회수하는 방안까지 논의했다. 


해시레이트, 채굴 난이도는 높은데 비트코인은 하락세...저점에 다다랐나

비트코인 가격 하락세와 반대로 비트코인 해시레이트와 채굴 난이도는 상승했다. 비트인포차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일일(현지시간)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초당 217엑사헤시(EH/S)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해시레이트란 연산 처리능력을 측정하는 단위로 해시 속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해시레이트가 높아져 연산량이 많아질 경우, 더 빠른 채굴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채굴 난이도가 높아진다.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 사진=비트인포차트

해시레이트 상승으로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 역시 지난 21일 약 9.3% 상승해 26.64T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채굴 난이도는 채굴자가 새로운 블록을 생성하기 위해 암호를 풀게 되는데, 이 암호의 어려움 또는 쉬움을 나타내는 정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채굴 난이도가 올라가면 비트코인 채굴이 어려워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현재 해시레이트 상승으로 채굴 난이도가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하고 있는 것.

가상자산 업계는 해시레이트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비트코인이 저점에 다다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채굴자들이 채산성이 나오지 않아 채굴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최고치를 경신한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이후 하락하고 있다.

이에 조재우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해시레이트 올라가고 가격이 떨어지면 채굴자들 채산성이 떨어지는데, 그 상황에선 사실 가격 저항이 쎄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채굴자들도 바보가 아니라서 어떻게든 가격을 지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트코인 같은 경우 상당히 한계 지점까지 내려왔다"며 "더 내려가기 힘든 상태"라고 진단했다. 더 내려가면 미국 채굴 산업이 타격 입는 수준인데, 이것을 시장이 용인할 것 같지 않다는 설명이다. .

마지막으로 조 교수는 "비트코인이 3만달러 밑으로 내려가긴 어렵다고 본다"며 "변수는 금리가 될 것이지만 아주 일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