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빅테크 빙하기' 여파로 호실적 발표에도 주가 '출렁'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4분기(회계연도 2분기) 시장 전망치를 넘는 호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최근 약세를 거듭하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여파로 주가는 반등하지 못했다.
25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 동안 매출 517억3000만달러, 순이익 187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21% 증가한 수치다.
이번 실적은 월가 컨센서스인 509억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었으나, 발표 직후 시간 외 주가가 6%대까지 급락했다. 이는 애저를 비롯한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이 46%의 고성장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전 분기 50%에 비해 성장세가 완만해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클라우드 시장의 라이벌인 아마존의 주가가 15.4% 하락하는 등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영향이 더 컸다. 월가 분석가들은 애저 클라우드의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약세장을 뚫을만한 더 강력한 성장성을 기대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전망치를 내놓으며 가까스로 낙폭을 만회했다.
강력한 디지털 수요…성장은 계속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강력히 지속되고 있는 디지털 수요에 힘입어 클라우드를 비롯한 전 사업군에서 고른 성장을 거뒀다.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디지털 기술은 제약을 극복하고 일상 업무와 삶을 재창조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유연한 자원"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및 기타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하는 생산성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 부문 매출은 19% 증가한 159억달러로 월가 컨센서스에 부합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오피스 커머셜 제품은 14%, 오피셜 컨슈머 제품은 15% 증가했고, 링크드인(Linkedin) 매출도 37% 늘었다.
애저(Azure)를 포함한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은 26% 증가한 183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컨센서스에 부합했다. 애저 매출은 46% 증가했으며 '오피스 365'와 '다이나믹 365' 등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수익은 32% 늘었다.
윈도, 서피스, 엑스박스를 포함한 개인 컴퓨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75억달러로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윈도 OEM 매출은 PC 수요의 강력한 성장에 힘입어 25% 증가했고, 엑스박스 콘텐츠 및 서비스 매출은 10%, 엑스박스 하드웨어 매출은 4% 늘었다.
에이미 후드(Amy Hood)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 1분기(회계연도 3분기) 매출 전망을 485억~493억달러로 발표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481억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새 성장 모멘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주목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에 인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번 '빅딜'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 3위 게임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 콘솔과 클라우드 서비스 '게임 패스' 사업을 확장하고, 미래 성장동력인 메타버스 사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인수가 엑스박스 콘텐츠 및 서비스 수익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그들은 훌륭한 콘텐츠와 프렌차이즈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거래가 성사되면 결국 수익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최근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당국의 합병 승인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또 사내 성희롱 방치와 성차별 등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내부 정비도 과제로 남아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