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M 리포트] 세뱃돈으로 삼성전자 주식 사도 되나요?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주린이'라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종목이 대부분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일 것이다. 연초 찬바람이 불고 있는 주식시장에서도 개인은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순매수하고 있다. 과연 '국민주' 삼성전자는 지금 들어가도 괜찮은 걸까?
실적은 '사상 최대' 인데…주가는 '비틀'
삼성전자는 지난해 279조6000억원의 매출로 역대 최대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51조6300억원으로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지난 201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미중 무역분쟁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저력을 과시했다는 평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3년 만에 다시 '반도체 왕국' 인텔을 꺾으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올 하반기 반도체 사이클 하락으로 삼성전자가 '반도체 겨울'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 내리던 외국계 투자사들의 예측을 보기 좋게 뒤집은 결과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월 9만원 선을 웃돌며 '10만 전자'를 바라보던 삼성전자 주가는 연중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7만원선도 위태로운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자 함께 하락하던 삼성전자 주가는 설연휴을 앞둔 지난 1월 28일 2.81% 상승한 7만33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간신히 반등 가능성을 남겼다.
오르긴 할텐데…단기 시황이 발목
증권가는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22곳의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지난달 28일 기준 9만9636원이다.
이 같은 목표주가는 대체로 올 1분기를 저점으로 반도체 업황이 반등하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에서 나온다. 증권업계는 올해 삼성전자가 매출 300조원대, 영업이익 58조원대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과 함께 다시 한 번 최대 실적을 쓸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긍정적인 실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단기 시황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현재 코스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상과 양적긴축 우려로 인해 연초부터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그동안 증시를 떠받치던 유동성을 거둬 들이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있다. 이런 수급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있는 상황이라 삼성전자가 당장 드라마틱한 반등을 보이기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살만한 가격이란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목표주가 11만원을 제시한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비수기인 1분기만 잘 넘기면 실적 상승 구간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잠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목표주가 10만5000원을 제시한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최근 주식 시장 하락 과정에서 동사 주가도 부진했다며 "이 과정에서 지난 유동성 랠리에서 발생한 밸류에이션 상승 분을 모두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주가는 추가 하락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주가는 단기 조정을 마무리하고 실적 모멘텀으로 재차 강하게 상승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목표주가 9만원을 제시한 김운호 연구원은 "D램 가격 하락 기간이 과거에 비해 단축될 가능성이 높고, 디스플레이와 IM 실적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2022년 영업이익은 5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주가 상승 여력은 높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목표주가 8만4000원을 제시한 김영건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 회수 등 우려의 반영으로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아진 상황임을 부인할 수 없다"며 "단기 주가 방향은 업황 보다는 매크로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