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과학기술도 고립되는 러시아...동물 인터넷 '이카루스' 중단됐다

2022-03-29     김현기 대표
/사진=디미닛 제공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교류가 끊기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독일 외무부가 공문을 통해 자국 내 대학교에 러시아와의 학술 관계를 중단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독일연구기관연합도 독일 연구기금의 러시아 투입 금지와 공동 연구 금지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러시아와 각 국가간 협력이 하나둘 끊어지자 출범한 지 20년이 지난 동물 인터넷도 중단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최근 '이카루스(IKARUS)' 프로젝트의 추적 관찰 연구가 보류됐다고 알렸습니다. 독일과 러시아의 우주정거장 협력이 중단되면서 우주정거장의 안테나가 작동을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이카루스는 독일 막스플랑크동물행동연구소가 주도하는 동물 생태 연구입니다. 이카루스 팀은 동물에 데이터 송신기를 부착해 동물의 행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주정거장이 동물의 하늘 위를 지나갈 때마다 데이터를 송수신하고 독일의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무브뱅크'에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이카루스 팀은 이달 초 출범 20년 만에 첫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우주정거장의 러시아 모듈에 설치돼 있는 안테나가 작동을 멈추면서 이카루스 프로젝트가 중단됐습니다. 몽골야생과학보존센터의 니암바야르 바트바야르 소장은 사이언스에서 "전쟁이 많은 과학자들의 노력을 모두 허사로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르틴 비켈스키 막스플랑크동물행동연구소 소장은 다른 위성에 안테나를 설치하는 것을 계획 중입니다. 뿐만 아니라 전용 마이크로위성 발사, 타 위성에 수신기 설치 등 네트워크 확장 방안들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몇몇 우주국과 위성기업들로부터 올해 말 또는 2024년까지 수신기를 설치하겠다는 잠정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과학자들은 전쟁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 과학전문 웹사이트 'Trv-나우카'에서 러시아 과학자와 과학 저널리스트는 "다른 나라의 동료들과 협력 없이 과학 연구를 수행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며 "세계로부터 러시아의 고립은 긍정적 전망이 없는 문화적, 기술적 퇴보를 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과연 러시아를 포함한 각 국가간 과학기술 협력의 빗장이 언제쯤 풀릴지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