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A 보다 가성비 좋다' 샤오미 '레드미 노트' 시리즈로 한국 시장 공략
"모든 자동차가 포르쉐일 필요는 없다. 삼성, 애플이 가진 프리미엄 전략과 우리의 가성비 전략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우리는 우리가 해오던 일에 계속 집중할 것이다."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매니저는 5일 열린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 신제품 '레드미 노트 프로 11 5G'와 '레드미 노트 11'을 선보이며 이 같이 강조했다.
중급 AP에 플래그십 수준 카메라·배터리로 가성비 높여
이날 샤오미가 선보인 레드미 노트 시리즈는 글로벌 시장에서 2억4000만대를 판매한 대표 스마트폰 제품이다. 이 제품은 미드레인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하고 카메라, 배터리 등 다른 사양은 플래그십 수준으로 높인 게 특징이다.
스티븐 왕 총괄은 "현재 사용자 경험을 보면 더 이상 스마트폰 프로세서가 병목을 일으키는 요소가 아니며, 가장 중요한 부품도 아니다"라며 "인터넷 검색, 채팅, 비디오 시청 등 일반적 사용 목적은 대부분의 프로세서가 충족하고 있으며, 카메라 등 핵심 기능의 차별화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레드미 노트 프로 11 5G는 퀄컴의 6나노 기반 '스냅드래곤 695'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120Hz 주사율을 지원하는 6.67인치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 1억800만 화소 카메라, 67W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5000mAh 배터리 등을 지원한다. 가격은 6GB 램, 128GB 저장용량 기준 39만9300원이다.
샤오미는 이 제품이 삼성전자 '갤럭시 A53'에 카메라 화소와 배터리 충전 시간 등이 더 뛰어난 반면, 가격은 더 낮다고 강조했다. 또 패키지에서 충전기를 제외한 갤럭시 A53과 달리 별도 구매시 평균 60달러 수준인 67W 고속 충전기를 패키지에 포함하고 있다는 점도 가성비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저가형인 레드미 노트 11의 경우 '스냅드래곤 680'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LTE만 지원된다. 이와 함께 90Hz 주사율을 지원하는 6.43형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5000만 화소 메인 카메라, 33W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5000mAh 배터리를 탑재했다. 가격은 6GB 램, 128GB 저장용량 기준 29만9200원이다.
삼성-애플 양강 구도에 고전…그래도 갈 길 간다
샤오미는 지난해 세계 시장 3위 스마트폰 업체로 성장했지만, 유독 한국 시장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레드미 노트 10', '레드미 노트 10 프로' 등을 선보이며 국내 시장의 문을 계속 두드렸으나, 뚜렷한 반응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샤오미 측에 따르면 한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해 40%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은 아직 2%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플래그십 제품을 선호하는 한국 스마트폰 시장의 특성과 더불어 중국 제조사에 대한 불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에서 샤오미 브랜드가 공기청정기, 스마트밴드, 배터리충전기 등 일부 인기 제품에 국한돼 스마트폰 제조사로서 인지도를 쌓지 못한 점도 걸림돌이다.
올해도 샤오미가 한국 시장을 비집고 들어가기엔 상황이 만만치 않다. 국내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가 굳어지고 있고, 특히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 A53', '갤럭시 A33'를, 애플이 '아이폰 SE'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제품과 더불어 중저가폰 제품 보강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스티븐 왕 총괄은 "한국은 이동통신사의 힘이 강력한 시장이기 때문에 이들과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기존 제조사들이 충족하지 못한 빈틈을 채우기 위해 적절한 제품을 선택해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올해 5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가성비가 높은 중저가폰'이라는 포지셔닝을 구축하는 데 계속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전략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계속 강화하고, 광고 집행 등을 통해 인지도 제고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스티븐 왕 총괄은 "중저가폰에선 우리가 제일 잘 한다고 생각한다"며 "최고의 가성비 역량을 통해 같은 가격대에서 최고의 제품력과 디자인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