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강호'도 통했다...정통 게임사가 블록체인 게임 주도권 잡았다
정통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하며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어 주목된다. 그동안 액시인피니티를 비롯한 블록체인 산업에서 출발한 기업들이 개발한 게임들이 시장을 주도했지만 지난해부터 정통 게임사들의 게임들이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것.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에 이어 최근 출시된 룽투코리아의 '열혈강호 글로벌'까지 서버 증설에 나서며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아울러 넷마블과 컴투스도 자사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서 블록체인 게임의 주도권이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정통 게임사로 넘어오는 모습이다.
룽투코리아 열혈강호 글로벌, 서버가 벌써 50개
5일 업계에 따르면 룽투코리아의 자회사 타이곤모바일이 출시한 MMORPG 열혈강호 글로벌의 초기 반응이 심상치 않다. 20개 서버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현재 서버를 50개까지 늘리며 이용자를 끌어 모으고 있는 것. 이같은 호성적에 지난 4일 룽투코리아 주가가 상한가를 달성하기도 했다. 열혈강호 글로벌은 출시 전부터 사전등록자 5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 기대감을 키운 바 있다.
열혈강호 글로벌은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플랫롬 '위믹스'를 기반으로 열혈강호 지식재산권(IP)에 블록체인 기술을 탑재해 블록체인 게임으로 재탄생했다. 이 게임에는 유틸리티 토큰인 '타이곤 토큰'과 게임 내 재화 '크리스탈'이 적용됐다. 현재 50개 서버도 이미 포화상태로 룽투코리아는 서버 증설을 준비하고 있다.
그간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주도한 블록체인 게임은 게임성 보다는 채굴에 치중한 게임이 많았다. 단순 노동을 통해 재화를 얻고 이 재화를 가상자산으로 교환할 수 있는 소위 플레이투언(P2E) 모델을 도입한 것. 그러나 게임 개발 노하우가 있는 정통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나서면서 재미와 P2E,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게임들이 출시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위메이드맥스의 라이즈 오브 스타즈(ROS)와 조이시티의 '건쉽배틀 크립토 컨플릭트'가 대표적이다. 이 게임들은 출시 전부터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사전판매가 모두 완판되면서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ROS는 출시 이후 서버를 세번이나 증설하며 현재 32개의 서버를 운영중이다. 건쉽배틀은 출시 2주만에 글로벌 동시접속자 10만명을 달성하기도 했다.
아울러 넷마블, 컴투스, 네오위즈의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기대도 크다. 넷마블은 지난달 A3: 스틸얼라이브 글로벌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며 이용자를 불러 모으고 있다. 컴투스는 서너머즈 워: 백년전쟁 글로벌에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위한 신규 재화를 업데이트하면서 본격적인 블록체인 기술 적용 준비에 나섰다. 네오위즈홀딩스의 자회사 네오플라이는 이달 블록체인 게임 크립토 골프 임팩트를 출시한다.
블록체인 게임 시장 선점하려면...사행성 규제부터 풀어야
아울러 이들 기업이 발행한 가상자산 가격도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기대감에 고공행진 하고 있다. 5일 기준 넷마블이 발행한 가상자산 MBX는 개당 4만1000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컴투스 그룹의 C2X는 개당 4000원대, 네오위즈의 NPT은 개당 9000원대다. 아직 유통량은 많지 않지만 총 발행량 기준으로 계산한 시가총액은 이미 조단위를 넘는다. 게임 개발 노하우가 탄탄한 국내 게임사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이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정통 게임사가 블록체인 게임 주도권을 쥐는 것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게임사의 개발 노하우와 운영 노하우 이미 세계 수준이라는 것. 그는 "열혈강호는 IP도 탄탄하고 게임성도 인정 받은 게임"이라며 "흥행했던 게임에 블록체인을 잘 적용하면 이같은 사례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교수는 "문제는 블록체인 게임을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이라며 "이 분야에서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그는 "글로벌 거대 게임사들이 본격적으로 진입하기 시작하면 국내 게임사는 뒤쳐질 수 밖에 없다"며 "P2E나 NFT를 사행성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하나의 비즈니스모델(BM)으로 보고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