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상용화 3년, 가입자는 2200만 넘었지만...기지국은 부족하고 중간요금제도 없다
지난 2019년 4월3일, 대한민국이 전세계에서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에 성공했다. 5G는 4세대 이동통신(LTE) 대비 최대 20배 빠른 속도로 방대한 데이터를 지연없이 전송해 모든 것을 연결하는 4차 산업혁명 핵심 인프라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현재, 5G 가입자는 2200만명을 돌파하며 대중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하지만 가입자가 큰 폭으로 증가함에도 불구, 소비자들은 여전히 5G를 향해 불신을 보내고 있다.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는 품질 논란이 지속되고 있고, 너무 비싼 요금제만 있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는다. 차기 정부에서는 5G 품질 개선과 5G 중간 요금제 신설 검토 등의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5G 가입자 2200만명 넘었다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5G 가입자는 올해 2월 말 기준 2228만2967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달(2156만6928명)보다 3.3%(71만6039명) 증가한 수치다. 5G로 출시되는 신형 스마트폰들이 확대되고, 제조사와 통신사들이 새학기 맞이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가입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사별 5G 가입자 수를 보면, SK텔레콤은 1056만1531명을 기록했다. 이어 KT는 676만7597명, LG유플러스는 488만8488명 순이다. 5G 가입자 점유율은 SK텔레콤 47.4%, KT 30.4%, LG유플러스 21.9% 순이다.
5G 중저가 스마트폰이 잇달아 출시되고, 삼성과 애플의 신규 스마트폰이 모두 5G로 출시되면서 5G 가입자 증가세는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갤럭시A31,갤럭시A53, 갤럭시M33, 갤럭시M53 등 중저가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애플도 아이폰SE에 5G 통신모듈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여 5G 가입자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전히 부족한 기지국 수...'5G 전국망 고도화' 기대감
이처럼 5G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그만큼 불만도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5G 품질 문제'다. 여전히 5G 품질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이용자들이 상당하다. 품질 논란으로 인한 손해배상 집단소송도 그대로 진행 중이다.
앞서 통신3사는 5G 상용화 초기부터 LTE 대비 7%에 불과한 6만개의 기지국만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범 당시 연내 23만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9월까지 기지국 숫자는 9만개에 불과했다. 실내 기지국의 경우 전체의 1%도 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를 '5G 불완전 판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통신3사는 오히려 투자 비용은 줄이고 마케팅 경쟁을 펼치며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기 바빴다.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5G 요금제에 가입한 이용자들은 잦은 먹통 현상으로 5G 망을 끄고 LTE 우선 모드를 사용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상용화 3년이 됐음에도 통신3사의 설비투자는 제자리걸음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G 기지국 수는 19만8832개(지난해 12월 31일까지 준공 완료 기준)로, LTE 기지국(100만941개)의 20% 수준에 그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기간 '5G 전국망 고도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올해가 5G 대중화 원년인만큼, 차기 정부가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5G 품질 논란을 제대로 해소할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5G 중간 요금제' 도입 목소리도...인수위, ICT 정책 과제 전반 검토
'5G 중간 요금제' 도입도 차기 정부가 풀어가야 할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그간 5G 요금제는 LTE보다 지나치게 고가로 책정됐고, 소비자가 주로 사용하는 데이터 구간의 중간 요금제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부터 통신3사는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관련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신규 요금제를 출시할 때 통신사들은 과기정통부에 관련 내용을 신고해야 되는데, 이마저도 등록된 게 없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 1인당 월평균 트래픽 약 26GB이다. 통신3사의 5G 요금제 평균 요금은 월 69000원에 달한다. 월 6~7만원대 5G 요금제가 제공하는 데이터 양은 100GB가 넘는다. 실제 월 평균 20~40GB 가량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사용량보다 많은 요금을 지불하며 어쩔 수 없이 100GB 이상 제공 요금제나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초 통신3사는 중저가 5G 요금제를 잇따라 선보인 바 있지만, 이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입이 불가능한 '온라인 전용 5G 요금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허울만 좋을 뿐,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지난 20대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만 유일하게 5G 중간요금제 도입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5G 중간요금제는 국감에서도 도마 위에 오르는 등 꾸준히 제기돼 왔던 사안인만큼, 차기 정부에서도 들여다봐야 할 정책 중 하나로 거론된다.
한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6일부터 과학기술교육분과가 관계부처들을 대상으로 정보통신기술(ICT) 현안 정책 과제 전반을 검토할 예정이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