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콘텐츠 키우는 현대百, 스타트업 통해 경쟁력 얻는다
현대백화점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콘텐츠 강화를 위해 스타트업 투자에 나선다. 그동안 현대백화점은 MZ세대 맞춤형 공간 구축에 공을 들여왔는데, 이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천연소가죽 소재의 커스터마이징 액세서리 스타트업 '스미스앤레더'에 20억원을 투자한다고 9일 밝혔다. 스미스앤레더는 스마트폰 케이스·자동차 키케이스·골프 액세서리 등 천연소가죽 상품들을 선보이는 브랜드다. 구매 전 1대 1 상담 서비스, 스마트폰 케이스에 고객이 원하는 문구를 새겨주는 인그레이빙(각인) 서비스 등 차별화된 콘텐츠로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더현대서울과 판교점, 목동점에 잇달아 입점한 스미스앤레더는 오픈 이후 매달 1만명 이상의 고객을 매장으로 유입시켰고, 전체 고객 가운데 60% 이상이 30대 이하 고객이었다. 이 중 80% 이상은 현대백화점에서 구매 경험이 없는 고객으로, 신규 고객 확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백화점은 MZ세대 맞춤형 큐레이션 전략에 공을 들여왔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은 차별화된 공간 구성과 콘텐츠를 앞세워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MZ세대를 다시 백화점으로 불러모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점 1년 만에 매출 8000억원을 돌파하고, 올해 백화점 업계 최단기간 연매출 1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더현대서울은 지하 2층을 MZ세대를 겨냥한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로 꾸며 H&M그룹(스웨덴) 최상위 SPA 브랜드인 '아르켓(ARKET)'의 아시아 첫 매장을 비롯해 스니커즈 리셀 전문 매장인 'BGZT(번개장터)랩'과 명품 시계 리셀숍 '용정콜렉션', 온라인 유명 남성 패션 브랜드 ‘쿠어(coor)’ 등 국내 백화점에서 보기 힘든 매장들을 대거 입점시켜 MZ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제대로 관통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더현대 서울의 30대 이하 고객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다. 오픈 후 1년간 더현대 서울의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0.3%로 더현대 서울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의 20~30대 매출 비중(24.8%)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매출 절반이 30대 이하 고객에게서 나오는 셈이다.
구매 고객수에 있어서도 20~30대 고객 비중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다. 더현대 서울에서 물건을 구매한 고객 중 20대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9.3%, 38.9%를 기록했다. 30대 이하 고객이 58.2%를 차지하는 것이다. 지하 2층 MZ세대 전문관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에서 지난 1년간 상품을 구매한 20~30대 고객은 약 140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서울시에 거주하는 20~30대(288만명) 2명 중 1명이 방문한 셈.
젊은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인스타그램에서도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더현대 서울을 해시태그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31만개(2022년 2월 25일 기준)를 넘어서며, 개점 1년 만에 국내 유통시설 중 가장 많은 해시태그 수를 기록했고, 소셜 미디어 언급량도 100만 건에 달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더현대서울을 기점으로 MZ세대와의 접점을 늘리겠다는 현대백화점 전략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면서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들의 백화점 모바일 앱 접속과 이용을 유도하는 동시에 특별한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 매장 방문을 늘린 것이 제대로 적중한 셈"이라고 언급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