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양강구도' 무너뜨려라…과감한 도전자들

2022-07-14     남도영 기자
샤오미 12S 울트라 /사진=샤오미 제공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는 삼성과 애플, 두 가지 선택지만 존재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77%, 애플은 22%로 둘을 합치면 99%다.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10개 중 7개는 삼성, 3개는 애플이다. 나머지 제조사들은 점유율 1%에 갇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상황.

소비자 입장에선 보다 많은 선택지가 있는 것이 유리하다. 경쟁이 있어야 발전이 있는 법. 삼성과 애플 외에도 많은 제조사들이 새로운 스마트폰으로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삼성과 애플의 '양강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과감한 도전을 시도하고 있는 제조사들로 한 번 눈을 돌려 보자.


저가폰 넘어 프리미엄폰 시장 노리는 샤오미

국내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제조사 중 하나는 샤오미다. 비록 보안이나 사후관리 측면에서 중국 스마트폰에 대한 부정적인 소비자 인식으로 인해 크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는 못하지만, 남다른 '가성비'를 앞세워 국내 시장을 꾸준히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샤오미가 국내에서 선보이고 있는 제품들은 주로 보급형 제품에 국한되고 있다. 이미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과 애플이 장악하고 있는 만큼, 가장 자신있는 중저가폰 분야에서 틈새시장을 찾겠다는 각오다. 

허나 글로벌 시장에선 공급망 차질과 수요 감소가 겹치며 최근 중저가폰 시장이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스마트폰 3위 제조사로 도약하며 승승장구하던 샤오미 역시 사정이 좋지 않다. 이에 샤오미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노리고 있다.


라이카·소니 손잡고 '카메라' 승부수

최근 샤오미는 그동안 샤오미 스마트폰에 별 관심이 없던 국내 소비자들도 솔깃할 만한 독특한 제품을 내놨다. 이 회사가 최근 선보인 '샤오미 12S 울트라'는 독일 '라이카'와 손을 잡고 카메라에 잔뜩 힘을 준 스마트폰이다. 카메라 업계에서 '명품'으로 통하는 라이카와 손을 잡고 내놓은 첫 제품인 샤오미 12S 울트라는 카메라 모듈이 후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스마트폰에 카메라가 달린 건지, 카메라에 스마트폰 기능이 탑재된 건지 헷갈리게 만들 정도의 독특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사진=샤오미 제공

이 후면 카메라는 라이카와 개발한 5000만 화소의 대구경 광각 렌즈를 비롯해 4800만 화소 망원 렌즈, 4800만 화소 초광각 렌즈가 달렸는데, 한 가지 더 주목할 점은 소니의 1인치 카메라 센서인 'IMX 989'가 탑재됐다는 점이다. 카메라 센서의 크기는 사진 화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면적이 넓을수록 빛을 더 많이 받아들일 수 있어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1인치는 소니의 '프리미엄 똑딱이'로 불리는 하이엔드 디지털 카메라 'RX100' 시리즈에 주로 쓰이는 카메라 센서다.

최근 몇 년 간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능 향상이란 곧 카메라 성능의 향상을 의미했다. 삼성전자는 1억화소 이상의 고화소를 주력 무기로 삼았고, 애플 역시 뉴럴엔진을 통한 화질 향상을 매 시리즈마다 어필해왔다. 이에 중저가폰 시장을 넘어 플래그십 시장을 노리는 샤오미도 작정하고 카메라에 전력 투구한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국내 시장 출시 계획은 아직 밝혀진 바 없으나 꽤나 눈길이 가는 제품임에는 틀림없다.


애플은 지루하다…낫싱의 도발

또 하나 주목할만한 제조사는 영국 소재의 스타트업 '낫싱(Nothing)'이다. 원플러스의 공동창업자인 칼 페이(Carl Pei)가 만든 이 회사는 설립 당시부터 애플을 비롯한 기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더 이상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지루한 제품만 만들고 있다는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지며 주목을 받았다.

/사진=낫싱 제공

예술적 감수성과 창의성, 오픈된 생태계 등으로 차별화를 두겠다고 선언한 낫싱은 유력한 투자자들에게 2억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하며 스마트폰 개발에 나섰다. 낫싱의 투자자로는 알파벳의 밴처캐피탈(VC) 부문인 EQT벤처스와 애플 '아이팟' 크리에이터의 토니 파델의 퓨처쉐이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후 낫싱은 안드로이드의 창시자 중 하나인 앤디 루빈이 구글을 퇴사한 이후 세운 '에센셜'을 인수했고, 다이슨 전 디자인·제품 경험 책임자 애덤 베이츠를 영입하는 등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낫싱은 최근 첫 제품인 '폰원(Phone 1)'을 공개했다. '순수한 본능'이라는 카피라이트와 함께 등장한 폰원은 이탈리아 유명 그래픽 디자이너 마시모 비넬리의 '뉴욕 지하철 노선도'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후면 디자인으로 시선을 끌었다. 제품 후면에 장착된 900개의 LED는 독특한 빛 패턴을 통해 전화 발신자와 앱 알림, 충전 상태 등을 알려준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승부수

낫싱 OS는 순수한 안드로이드의 장점만을 제공하기 위해 불필요한 기본 설치 앱을 없앴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모두 자체적으로 개발한 디자인의 비스포크 위젯, 폰트, 효과음 및 월페이퍼로 단일한 시각언어를 사용한다.

낫싱은 향후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타사 제품을 낫싱 제품처럼 쉽게 제어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첫 시도는 테슬라로, 낫싱 스마트폰으로 문을 잠금 해제하고, 에어컨을 켜고, 남은 주행거리도 확인할 수 있다. 

/사진=낫싱 제공

폰원은 각각 50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와 광각 카메라를 장착했으며, 120Hz 가변주사율을 지원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 778G+'로, 무선 충전 기능을 포함해 특별 주문 제작한 버전이다. 사양 자체는 보급형 수준이지만 필요한 기능만 남기고 효율을 극대화한 제품이라는 콘셉트다.

폰원은 오는 21일 영국, 유럽 등 40개 이상 국가와 지역에서 판매를 시작하며, 국내에도 조만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은 8GB 램과 128GB 저장장치 모델이 399파운드(약 62만원), 8GB/256GB 모델이 449파운드(약 70만원)로 책정됐다. 올 늦여름에는 499파운드(약 77만원)의 12GB/256GB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