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Z 플립'의 色다른 전략
집에 와서 옷은 갈아 입지만 스마트폰은 놓지 않는다. 이미 신체의 한 부분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얼굴에 신경쓰는 만큼 스마트폰도 예뻐야 한다. 성능 만큼 이제는 디자인이 핵심 경쟁력이다.
삼성도 '예쁜폰'을 만들 수 있다
지난해 등장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플립3'는 소비자들이, 특히 MZ세대들이 삼성폰의 디자인 역량을 다시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이 제품은 반으로 접으면 손 안에 쏙 들어가는 깜찍함에 세련된 투톤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며 '예쁜폰'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직사각형의 바(bar)형 스마트폰에서는 더 이상 개성을 표현하기 쉽지 않았다. 전면은 스크린으로 가득 찼고, 후면은 케이스 뒤에 숨어 기껏해야 카메라 모듈 모양 정도가 디자인의 전부였다. 무슨 색상을 골랐는 지는 살 때나 고민했지, 그 다음부터는 기억도 잘 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갤럭시 Z 플립 시리즈는 기존 스마트폰의 디자인 철학을 접고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갤럭시 Z 플립3의 크림 색상은 샤넬의 팩트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크기가 작은 핸드백이나 주머니에도 쏙 들어갔다. 폰을 여는 대신 외부 디스플레이를 보는 일이 많아지면서 '폰꾸'(폰 꾸미기) 본능을 자극했다.
갤럭시 Z 폴드 시리즈의 경우 초기 높은 가격대와 낯선 사용성으로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하기엔 다소 장벽이 있었는 데, 갤럭시 Z 플립 시리즈는 이런 허들을 크게 낮추고 폴더블폰에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있는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은 "2021년 갤럭시 폴더블폰 고객의 70%는 갤럭시 Z플립의 사용자"라며 "Z플립의 대담한 색상이나 플렉스 모드를 활용한 사진 촬영 등으로 자기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더 세련되게, 더 다채롭게
다음달 10일 '갤럭시 언팩'에서 공개될 '갤럭시 Z 플립4'는 전 세대에서 호평 받았던 디자인을 한층 더 다듬어서 등장할 전망이다. 언팩 초대장과 영상을 보면 더 샤프해진 두께가 눈에 띈다. 이번 신제품은 힌지 부분을 개선해 더 얇고 가벼워 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신 전작의 가장 단점으로 지목된 배터리 용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색상은 '보라 퍼플'을 주력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전작의 라벤더 색상보다 좀 더 진한 색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4종의 색상은 같지만, 약간씩 변화를 줬다. 전작의 그린 색상은 블루도 대체되고, 크림 색상은 좀 더 진한 골드에 가까운 색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 역시 전작보다 연한 그레이 색상에 가까울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이 트위터에 올린 언팩 관련 이미지를 들어 지난해 나왔던 '비스포크 에디션'을 다시 적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메인 컬러 이외에도 사실상 수십가지의 맞춤형 색상을 적용할 수 있어 개성대로 고르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작의 수명 연장에 큰 공을 세운 각종 콜라보레이션 역시 기대되는 부분이다. 최근까지 갤럭시 Z 플립3는 다양한 브랜드와 손잡고 '메종키츠네 에디션', '포켓몬스터 에디션' 등을 출시해 인기를 이어갔다. 이번 4세대 신제품은 '스타벅스 에디션'과 '산타마리아노벨라 에디션'을 선보일 것이란 루머가 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