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크래프톤 제17기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주주들이 현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크래프톤 제17기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주주들이 현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크래프톤이 정기주총을 열고 올해부터 인수합병 행보를 본격화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상정된 안건은 모두 차질 없이 가결됐지만 스톡옵션 부여 등 일부 안건은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회의는 3시간에 걸쳐 진행되며 잡음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제17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김창한 대표는 본격적인 진행에 앞서 "지난해 크래프톤은 주주의 성원과 믿음으로 중요한 이정표를 세울 수 있었다"며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2조원에 가까운 2023년 매출과 인도 시장 서비스 안착 성과를 강조했다. 

크래프톤은 2022년 7월 인도 시장에서 단절됐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 서비스를 지난해 5월 재개해 현지에서 역대 최고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이어 데브시스터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쿠키런' IP를 이용한 인도 시장 공략을 예고했다.     

이날 열린 주총은 약 3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상정된 안건은 모두 가결됐다.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사외이사 여은정, 이수경, 백양희 재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여은정, 백양희 재선임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서면투표제 폐지 및 전자투표제 기재, 배당기준일 변경 관련 정관 일부 변경 등이다.

다만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8만주를 부여하는 안건과 관련해 주주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크래프톤 주가가 공모가 대비 절반으로 하락한 상황에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것이 적절한지 물은 것. 크래프톤 주가는 2021년 8월 상장 당시 공모가 49만8000원에서 지난 25일 종가 기준 24만원까지 하락했다.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크래프톤 제17기 정기주주총회장에서 일부 주주들이 행사 종료 전에 현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크래프톤 제17기 정기주주총회장에서 일부 주주들이 행사 종료 전에 현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김창한 대표는 "주가가 공모가를 넘었을 때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이라며 "이를 모두 행사하려면 공모가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의 주가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FO는 앞으로 일어날 인수합병 등 외연 성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봤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일부 주주는 주주총회 도중 행사장을 빠져나와 "(주요 결정을 내리는 사람을) 회사를 키울 사람으로 해야 한다"며 사측의 결정에 볼멘소리를 털어놓았다. 또 다른 주주는 크래프톤 직원에게 "(임원보다) 직원이 돈을 많이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주주환원 정책 부재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김 대표는 "지난해 자기주식 취득 후 소각을 중심으로 하는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며 배당 정책에 대해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그밖에 이사 보수 한도는 지난해와 같은 100억원으로 동결됐다.

아울러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시리즈를 관리할 단일 사업 조직을 설립하고, 퍼블리싱 본부를 다 갈래로 분리해 향후 있을 게임 론칭에 효율적인 대응을 시사했다. 또 올해부터 본격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배동근 CFO는 "지난해 전 세계 350곳을 대상으로 검토하며 미팅을 했고, 올해는 그런 관계 형성을 기반으로 인수합병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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