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사진=크래프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사진=크래프톤

 

국내 인터넷 성장주를 대표하는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이 나란히 국내 증시에 입성한 가운데, 상장 초반 분위기는 카카오뱅크가 주도하는 모습이다. 양사 모두 기존 시장의 견제를 받으며 거품 논란에 시달렸지만 장 초반 분위기는 상반된 모습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에 입성한 크래프톤이 상장 직후 급락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상장 첫날 1시간이 지난 만큼, 예단하긴 어렵지만 당장은 공모주 투자자 상당수가 적잖은 손실을 보게 됐다.

이날 크래프톤은 공모 희망가 최상단인 주당 49만8000원을 앞세워 시장에 입성했지만, 시초가는 44만8500원에 머물렀다. 이후 주당 41만원까지 밀리며 공모가 대비 20% 가량 빠진 상태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투심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가운데, 크래프톤의 단일 IP 의존도와 중국 로열티 비중 등 여러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24조4000억원인데, 이는 올해 예상 EPS 기준 PER(주가수익비율(27~30배로 넥슨(20배), 엔씨소프트(22배) 대비 30~40%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게임업 단일사업을 영위하는 상황에서 유지되기 어려운 밸류에이션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 크래프톤의 기관 수요예측 당시, 공모가 밴드는 최상단으로 결정됐지만 시총 25조원에 육박하는 대형주임에도 기관 참여건수는 600여곳에 그쳤다. 카카오뱅크에 1600여곳이 몰린 것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이다. 경쟁률 자체가 낮았던 것. 물론 이는 크래프톤이 의무보유 확약 기관에만 물량을 배정한 탓으로 신청규모도 고액 위주로 선별한 만큼, 중소기관 상당수는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해도 참여 기관 중 밴드상단 초과는 24% 수준으로, 가격 미제시 기관도 13%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크래프톤은 상장예정주식수(4889만8070주)의 41.5%에 해당하는 2027만6708주가 상장 첫날부터 유통될 수 있다고 증권신고서에 기재했다. 상장 초반 가격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얘기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사진=카카오뱅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사진=카카오뱅크

 

반면 카카오뱅크의 경우, 상장 첫날 상한가를 달성하며 금융대장주 자리를 꿰찼다. 말 그대로 금융가의 새 역사를 쓴 것이다. 상장 둘째날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며 시총은 40조원 수준까지 불어났다. 카카오뱅크 공모주 투자자는 2배 가까운 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투자업계에선 예고된 흥행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지난달 20일과 21일 이틀간 진행된 카카오뱅크 기관 수요예측에선 무려 2500조원이 넘는 목돈이 몰렸다. 이는 지난 4월 상장한 SKIET의 2417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국내 IPO 사상 최대 금액이다. 공모주 청약에서도 60조원에 육박하는 거액이 몰리며 고평가 논란을 불식, IPO 최대어로서의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다. 

특히 의무보유확약을 하지 않은 카카오뱅크 구주들 상당수가 카카오뱅크와의 사업전략 연계를 꾀하고 있어, 단기 매도 또한 찾기 힘들었다. 현재 카카오뱅크 주요 주주들로 SGI보증과 우정사업본부, 이베이코리아, 넷마블, 텐센트, 예스24 등이 꼽힌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구주들 대부분 카카오 패밀리와의 사업연계를 염두에 두고 있어, 매각을 진행한다 해도 블록딜 방식으로 진행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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