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열 뉴로게이저 대표/사진=뉴로게이저 제공
이흥열 뉴로게이저 대표/사진=뉴로게이저 제공

부모들은 항상 걱정과 고민이 많다. 자녀가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 공부는 잘할지, 갑자기 방문을 걸어잠그고 대화도 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뭔지 명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고민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해 화제다. 바로 뇌분석 서비스 전문 기업 뉴로게이저가 내놓은 '앨사이어니'다.

10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세계 뇌과학 콘퍼런스'에서 이흥열 뉴로게이저 대표는 "뉴로게이저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뇌의 특징을 분석해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앨사이어니는 복잡한 연구를 기반으로 아이를 부모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뉴로게이저 3대 플랫폼/사진=김가은 기자
뉴로게이저 3대 플랫폼/사진=김가은 기자

뉴로게이저는 지난 2014년 이 대표와 뇌과학 분야 세계적 석학이자 그의 형인 이대열 존스홉킨스대학교 특훈교수가 공동창업한 8년차 스타트업이다. 자문위원으로는 ▲팀 베런스 옥스포드 교수 겸 영국왕립학회회원 ▲토드 콘스타블 예일대학교 MRI 센터장 등이 있다. 

이 회사가 보유한 차별점이자 핵심 경쟁력은 플랫폼이다. 세계적 과학자들의 교류가 이뤄지는 '인적 플랫폼'과 뇌과학 연구개발(R&D)를 위한 '연구플랫폼', 사업이 이뤄지는 '서비스 플랫폼'이 뉴로게이저를 지탱하는 기둥인 셈이다. 

이 대표는 "뉴로게이저가 보유한 세가지 플랫폼이 가장 큰 자부심"이라며 "이 플랫폼들은 유연하면서도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해 자문부터 연구개발, 사업화까지 한번에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뉴로게이저 '앨사이어니' 서비스 분석 항목/사진=김가은 기자
뉴로게이저 '앨사이어니' 서비스 분석 항목/사진=김가은 기자

뉴로게이저가 선보인 앨사이어니는 만 10세에서 15세 아이의 뇌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를 인공지능(AI) 플랫폼으로 분석해 약 167개 항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즉, 자녀 뇌를 AI로 분석해 뇌 성장과 발달상태, 불안장애 위험 등 건강부터 끈기, 성실성 등 성향 및 예술 창의성, 학업 성취도 등 능력치까지 모든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항목은 지난 8년간 전세계에서 나온 뇌 논문을 바탕으로 도출했으며, 분석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4년간 성균관대학교 뇌과학이미징연구단에 있는 MRI 장비로 400여명의 뇌를 직접 검사해 데이터를 확보했다.

특히 뉴로게이저가 주목한 영역은 의료가 아닌 일반 서비스였다. 즉,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뇌가 아닌 일반인들이 가진 정상적 두뇌를 분석해 정보를 제공하는 쪽으로 사업방향성을 잡고 신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이를 통해 뉴로게이저는 개인이 보유한 잠재적 성향과 능력치를 수치화하는데 성공했다. 예를 들어 언어적 사고를 담당하는 뇌 영역 발달 정도를 분석해 평균값을 '5'로 놓고 0에서 10까지의 범위 내에서 점수를 매겨 아이 성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뉴로게이저 '앨사이어니' 서비스 과정 및 비용/사진=김가은 기자
뉴로게이저 '앨사이어니' 서비스 과정 및 비용/사진=김가은 기자

원활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뉴로게이저는 국내 한 병원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MRI 촬영을 위한 시설을 마련했다. 이 곳에서 MRI 검사를 마친 후 뉴로게이저로 데이터를 보내면 이를 분석해주는 것이다. 검사 비용은 150만원이며, 분석 결과를 담은 '뇌 분석 리포트(BAR)'은 10일 후 수령 가능하다. 리포트는 220쪽에 걸쳐 자녀 뇌 분석에 대한 결과와 판단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를 설명한다.

향후 뉴로게이저는 뇌 분석 대상을 전 연령층으로 확대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23년 9월 정도에 뇌 노화에 대한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라며 "10월 중에는 치매에 대한 의료 서비스를, 내년에는 16세~20세 뇌성장 발달에 대한 서비스를 출시하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뉴로게이저의 가치는 빠르게 성장 중"이라며 "빠른 성장과 확장을 통해 '뇌'하면 떠오르는 대표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