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SM엔터테인먼트/사진=각사
하이브-SM엔터테인먼트/사진=각사

 

하이브가 공개매수로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경영권을 확보하려던 시도가 사실상 불발된 가운데, 이제 시장의 시선은 주중 발표될 법원의 가처분 결과에 쏠려있다.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SM엔터 주인의 모습이 어느정도 가려지기 때문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이 SM엔터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판단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가 SM엔터 신주 발행대금을 지급하는 날이 오는 6일인 만큼, 이르면  주중 가처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

앞서 이 전 총괄은 카카오가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SM엔터의 신주 및 전환사채(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사채)를 인수한 다음날인 지난달 8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다. 카카오의 신주 확보가 경영 실적 악화로 인한 것이 아닌,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본 것이다. 카카오가 SM엔터로부터 인수한 신주와 전환사채는 총 237만주다.

만약 법원이 이 전 총괄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 SM엔터의 총 주식 수는 2618만401주로 늘어난다. 카카오는 이 중 9.05%를 확보하면서 352만3420주(13.46%)를 보유한 하이브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특히 기각 시, 카카오가 유리한 고지에서 공개매수를 할 수 있다. 평균 매입단가와 공개매수 목표수량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이 이 전 총괄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카카오는 별도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하이브와의 인수전에서 사실상 밀려나게 된다. 하이브는 현재 주식 총수(2381만401주) 중 14.80%를 보유하면서 지분 희석 우려 없이 1대주주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무엇보다 시장에서는 최근 카카오엔터테이먼트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9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점을 감안할 때 카카오 역시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어 다음 시선은 SM엔터 주주총회를 향하고 있다.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선임의 변수가 될 의결권 확보가 더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마감한 SM의 주가는 12만 7600원으로, 하이브가 내건 공개 매수 가격을 상회했다. 앞서 하이브는 주당 12만원으로 SM엔터 지분 25%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바 있다. 

증권가에선 공개매수 기간 동안 SM엔터 주식을 대거 매입한 기타법인 등의 등장으로 주가가 크게 요동쳤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12만원을 밑돌던 SM엔터 주가가 기타법인 등장 후, 주당 13만원까지 치솟은 것. 자연스레 카카오와 관련이 있는 법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돌았다. 실제 이같은 매수세는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영향을 줬고, 하이브는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금감원 역시 "시세조작 행위 시,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이브는 공개매수가 실패로 끝난 뒤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확보에 더 힘을 쏟는 방향으로 대응 전략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총에서 이사회를 선점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것. 카카오의 우군인 SM엔터 현 경영진 또한 최근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이 아닌 현 이사회 쪽에 힘을 실어달라는 취지의 주주 서한을 보내 의결권 위임을 호소하고 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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