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용 서피스 고4' /사진=테크M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용 서피스 고4' /사진=테크M

태블릿을 쓰다보면 가볍고 편하지만 본격적인 업무를 하기엔 키보드나 마우스가 없어 생산성이 부족한 경우가 있고, 반대로 노트북은 가볍게 웹서핑을 하거나 콘텐츠를 즐기기엔 무겁고 거추장스러울 때가 있다.

이런 둘을 하나로 합친 '투인원(2in1)'은 컨셉 자체는 이상적이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제품을 찾기가 어렵다. 태블릿과 노트북, 어느 한 쪽 기능이 부족하거나 합쳤을 때 생각보다 무거워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1'이 '2' 이상의 효율을 내야 하는 데, '2'에도 못 미치는 제품이 의외로 많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내놓은 '비즈니스용 서피스 고4' 제품은 태블릿의 휴대성과 노트북의 생산성, 두 마리 토끼를 적절한 균형점에서 잘 잡아 낸 제품이다. '비즈니스용'이란 타이틀이 붙은 만큼, 어떤 업무 현장에서도 부담없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적당한 크기로 '휴대성'과 '생산성' 동시에 잡았다

비즈니스용 서피스 고4 제품의 첫 인상은 '생각보다 작다'였다. 10.5인치 디스플레이는 주로 12인치 이상부터 나오는 노트북으로는 상당히 작은 크기고, 최근 출시되는 태블릿이 점점 대형화되는 추세로 비춰봤을 때도 큰 편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용 서피스 고4' /사진=테크M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용 서피스 고4' /사진=테크M

이 미묘한 크기가 오히려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엑세러리를 제외한 제품 무게는 521g으로, 키보드가 달린 커버를 장착해도 000g으로 휴대하기에는 경량 노트북보다도 훨씬 가볍다. 전용 어댑터도 일반 노트북보다 작고 가벼워 휴대하기 좋다.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용 서피스 고4' /사진=테크M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용 서피스 고4' /사진=테크M

작고 가볍지만 배터리 사용 시간은 최대 12.5시간으로 넉넉하고, 마그네슘 합금 재질과 코닝사의 '고릴라 글래스3' 적용으로 단단함도 갖췄다. 풀HD 카메라와 고성능 마이크,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2W 스테레오 스피커로 화상회의나 동영상 콘텐츠 감상에도 손색이 없다. 작지만 갖출 건 다 갖췄다는 얘기다.


인상적인 마감과 디테일

서피스 고4는 터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며, 스타일러스 펜 입력도 지원하기 때문에 노트 처럼 쓰다가, 필요하면 키보드를 붙여 타이핑도 가능하다. 이 전환이 빠르고 편하지 않다면 무용지물인데, 손쉽게 오갈 수 있다는 게 이 제품의 가장 큰 강점이다. 서피스의 시그니처인 킥 스탠드는 여전히 견고하면서도 부드럽게 펼쳐져 원하는 각도로 손쉽게 조절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용 서피스 고4' /사진=테크M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용 서피스 고4' /사진=테크M

이 제품의 필수품인 타이핑 커버는 적절한 자력으로 붙였을 땐 견고하게, 뗄 때는 적절한 힘으로 제거할 수 있다.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키보드 타건감이 생각보다 준수하며, 터치패드의 반응성도 나쁘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서피스를 만들어오면서 쌓인 노하우가 적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이 제품만 놓고 보면 크기 자체가 작기 때문에, 손이 큰 사람에게는 키보드가 좁게 느껴질 수도 있다.

본체에 달린 USB-C 포트로는 PD 충전이 가능하고, 외부 모니터를 연결하는 용도로도 쓸 수 있다. 밖에서 부담없이 가지고 다니다가, 사무실에 와서는 데스크톱 대용으로 외부 모니터에 연결해 큰 화면으로 업무를 볼 수 있다. 우측에는 마이크로SD 카드 리더기와 이어폰 단자를 장착해 대부분의 태블릿과 비슷한 구성으로 활용할 수 있다.


태블릿과 노트북 오가는 '윈도'의 매력

서피스 고4는 인텔 N200 프로세서와 8GB 메모리를 탑재했다. 높은 사양은 아니지만, 비즈니스용이란 목적에 맞게 효율성을 극대화한 구성이다. 고사양 게임이나 고해상도 동영상 편집은 무리겠지만, 일반적인 인터넷 검색이나 문서 작성, 유튜브 감성 정도의 용도로는 충분한 성능을 발휘한다. 발열 관리도 잘 되고 팬소음도 없어 정숙한 환경에서도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11' 운영체제(OS)를 탑재했다. 윈도를 태블릿 환경에서도 쓸 수 있다는 게 차별점인데, 화면을 세로로 들고 문서를 확인하거나 기사를 볼 수 있어 가로로 고정된 기존 노트북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한 화면에 담을 수 있다. 또 안드로이드나 iPadOS와 같은 기존 태블릿용 OS와 달리 오피스 같은 업무용 프로그램이나 사내 프로그램 등을 호환성 걱정 없이 100%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용 서피스 고4' /사진=테크M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용 서피스 고4' /사진=테크M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를 비롯한 자사 제품에 생성형 AI 기능을 적극적으로 심고 있는 점도 향후 제품의 활용도를 높이는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엣지 브라우저에서 '빙 챗'을 이용해 웹 페이지를 요약하는 등의 활용이 가능했다. 아직 완벽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맥북이나 태블릿에선 아직 활용하기 어려운 기능이기 때문에 향후 차별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부 일정과 문서 작업 많다면 '딱이네'

서피스 고4는 성능만 타협한다면 업무현장에서 정말 다재다능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특히 출장이나 외부 일정이 많은 직장인이라면 어느 가방에나 쏙 들어가고 무게 부담도 없기 때문에 굉장히 만족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이동에 최적화된 배터리 사용 시간과 내구성은 물론, 하드웨어도 잘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 답게 우수한 마감과 킥 스탠드, 타이핑 커버의 디테일은 확실히 다른 제품과는 차별화된다.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용 서피스 고4' /사진=테크M
마이크로소프트 '비즈니스용 서피스 고4' /사진=테크M

이 제품의 단점을 꼽는다면, 고사양 노트북이나 프리미엄 태블릿 제품에 익숙한 사용자에겐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점이다. 디스플레이의 베젤은 굉장히 두껍고, 고주사율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화면 스크롤은 매끄럽지 못하다. 하지만 철저히 문서 위주의 사무용으로 쓴다면 용인될 만한 수준인 만큼, 용도를 잘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가격이 다른 투인원 제품에 비해 부담없는 79만 9000원(64GB 모델)부터 시작한다는 점도 이 사양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점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