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이브' 대표 이미지. /사진=넥슨
'블루아카이브' 대표 이미지. /사진=넥슨

글로벌 시장 도약을 다짐한 넥슨이 '블루아카이브'로 2024년을 훈풍 속에 시작했다.

31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수집형 RPG '블루아카이브'가 주요 마켓 매출 순위를 역주행하고 있다. 이틀 전까지만 해도 40위권에 머물던 애플 앱스토어 순위는 30일 밤 급등해 이날 오전 최고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차트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47위로 시작했던 올해 성적은 한때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가 25일 반등하며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31일 현재 순위는 32위를 기록 중이다. 원스토어 순위 또한 5위권에 머물고 있다.

'블루아카이브'는 넥슨게임즈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이다. 2021년 2월 일본에 우선 출시된 뒤 같은 해 11월 한국에 공식 출시됐다. 학원, 청춘, 밀리터리를 키워드로 하는 팬덤형게임 장르다. 팬덤형게임 본고장인 일본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블루아카이브' 한국(왼쪽)과 일본 앱스토어 실시간 매출 순위 변동 그래프. /사진=모바일인덱스
'블루아카이브' 한국(왼쪽)과 일본 앱스토어 실시간 매출 순위 변동 그래프. /사진=모바일인덱스

실제로 '블루아카이브'의 인기는 일본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27일 일본 플레이 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1위에 오른 게임은 31일까지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앱스토어에서도 순차적으로 상승하던 순위는 30일 10위권에 진입한 뒤 이날 오후 4위에 오르며 영향력을 한층 확대했다.

'블루아카이브'는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이벤트 스토리 '숨겨진 유산을 찾아서 ~트리니티 과외 활동~'과 '우이(수영복)', '히나타(수영복)' 등 신규 학생 2종을 추가했다. 또 신규 이용자들이 원하는 결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도록 기존 튜토리얼 모집을 선별 모집으로 개편해 안착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에는 일본 출시 3주년을 기념해 도쿄 마쿠하리 멧세 국제 전시장에서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를 열고 장기 흥행을 위한 기반을 닦았다. 행사 기간 2만명에 달하는 유저들이 행사장을 찾았으며, 약 14만명이 행사 방송을 동시 시청했다. 행사에서 TV 애니메이션 방영 소식이 최초 공개되기도 했다.

게임 지식재산권(IP)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블루 아카이브 The Animation'은 오는 4월 'TV도쿄 계열·BS11 외'를 통해 일본 지역에서 방영된다. 애니메이션은 '블루 아카이브' 첫번째 메인 스토리인 대책위원회편을 다룬다. 애니메이션화로 인해 IP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승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팬덤의 유입과 충성도 부분에서 긍정적이며, 애니메이션 출시는 곧 IP 가치 상승으로 이어져 장기적인 매출 흐름에는 매우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넥슨은 게임의 애니메이션화 외에도 수차례 IP 확장을 시도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진행 중인 '블루아카이브' 웹소설·웹툰 공모전 수상작은 향후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연재될 예정이다. 또한 팬덤형게임 특징을 살려 현대카드 한정판 플레이트를 출시하고,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공개해 유저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블루아카이브'가 시도한 IP 확장 활동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백화점 판교점 팝업스토어, 단독 오케스트라 공연, 현대카드 한정판 플레이트 출시, 카카오톡 이모티콘 출시. /사진=넥슨
'블루아카이브'가 시도한 IP 확장 활동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백화점 판교점 팝업스토어, 단독 오케스트라 공연, 현대카드 한정판 플레이트 출시, 카카오톡 이모티콘 출시. /사진=넥슨

IP 가치 상승은 넥슨의 글로벌 시장 공략 기반 마련에도 긍정적이다. 개발사에 대한 평판 개선과 함께 호실적으로 뒷받침될 예정이다. 지난해 3분기 자체 전망치를 상회하는 매출을 기록한 넥슨은 '블루 아카이브'를 포함한 모바일 라이브 타이틀의 성장세가 유효했다고 평가했다. 당시 출시 2년이 지난 '블루 아카이브'의 일본 지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했다.

'블루아카이브'의 역주행으로 1월을 마무리한 넥슨은 올해 다양한 신작을 통해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의 선봉장으로 나설 넥슨게임즈 '퍼스트 디센던트' 출시가 여름 시즌 예정돼 있으며, 데브캣 '마비노기 모바일', 민트로켓 '데이브 더 다이버 DLC'도 출격을 준비 중이다.

이에 더해 오는 3월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넥슨(일본 법인)의 신임 대표로 취임하면 글로벌 넥슨으로 도약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가 탄력을 받을 예정이다. 2018년 취임 이후 연간 20%에 달하는 매출 성장을 일궈낸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열린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신임 대표에 내정됐다.

이 대표가 빠진 넥슨코리아는 개발자 출신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언론인 출신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가 공동대표 체제로 뒤를 잇는다. 이 대표 체제 아래 초격차 전략을 성공적으로 입증한 넥슨의 저력이 2024년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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