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열린 'GTC 2024'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로봇과 함께 등장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18일(현지시간) 열린 'GTC 2024'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로봇과 함께 등장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인공지능(AI) 칩 하나로 알파벳, 아마존을 누르고 미국 시총 2위에 오른 엔비디아가 강력한 차세대 칩셋과 함께 'AI 플랫폼 기업' 비전을 선포했다. 단순한 AI 칩 공급사가 아닌 'AI 종합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엔비디아는 AI 사업의 종착지로 '로봇' 산업을 지목했다.


추론 성능 30배 'UP'…전력 소모는 4분의 1로

18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개발자 콘퍼런스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4'를 열고 차세대 AI 플랫폼 '블랙웰'을 공개했다. 이날 무대에 등장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은 모든 산업에서 AI를 구현시킨다"며 "새로운 산업 혁명을 구동하는 엔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랙웰은 2022년 공개된 '호퍼' 아키텍처를 잇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플랫폼이다. 이날 공개된 'B200' 블랙웰 아키텍처 GPU는 2080억개 트랜지스터를 탑재해 최대 20페타플롭의 연산 성능을 갖췄다. 이는 그동안 가장 우수한 AI 칩으로 평가받던 'H100'의 4페타플롭에 비해 5배 향상된 성능이다.

/사진=유튜브
/사진=유튜브

엔비디아는 이런 B200 GPU 두 개를 그레이스 CPU와 결합한 'GB200' 슈퍼칩도 선보였다. GB200 슈퍼칩을 36개 연결한 컴퓨팅 유닛 'GB200 NVL72'은 거대언어모델(LLM) 추론 작업에서 전 세대 대비 30배의 성능을 제공하며, 전력 효율은 최대 25배 향상됐다.

엔비디아는 이전 '호퍼' 아키텍처 기반에선 1조8000억개 매개변수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 8000개의 GPU와 15메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했으나, 블랙웰 플랫폼에선 2000개의 GPU와 4메가와트만 소비하면 같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750억개의 파라미터가 포함된 GPT-3 LLM 벤치마크에서 GB200은 H100의 7배에 달하는 성능을 보였으며, 4배 빠른 훈련 속도를 나타냈다.


빅테크 수장들도 "지금은 엔비디아가 최고"

이 같은 블랙웰의 강력한 성능에 아마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테슬라 및 xAI 등의 기업이 엔비디아 블랙웰 플랫폼을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들 기업은 AI 사업을 위한 자체 칩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당장은 엔비디아 제품이 가장 앞서있다는 데 수긍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xAI CEO는 "현재 AI를 위해 엔비디아 하드웨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고 전했다. 또 샘 알트만 오픈AI CEO는 "블랙웰은 엄청난 성능 도약을 제공하며, 최첨단 모델을 제공하는 우리의 능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유튜브
/사진=유튜브

블랙웰은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에도 도입될 예정이다. 앤디 제시 AWS CEO는 "AWS를 누구나 클라우드에서 엔비디아 GPU를 실행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로 만들기 위해 함께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고,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 GB200 그레이스 블랙웰 프로세서를 도입함으로써 클라우드에 엔비디아 GPU를 최적화해온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모든 조직에 AI의 약속을 실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칩과 더불어 서로 다른 AI 모델을 연결하고 AI 앱을 쉽게 배포할 수 있는 'NIM'(NVIDIA Inference Microservice) 솔루션도 함께 공개했다. NIM은 엔비디아와 파트너 에코시스템에서 제공하는 24개 이상의 인기 AI 모델에 대한 추론 최적화를 지원하며, 검색 증강 생성(RAG), 가드레일, 데이터 처리, HPC 등을 위한 엔비디아 가속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 라이브러리, 툴 등을 엔비디아 쿠다-X 마이크로서비스로 액세스할 수 있다. 칩 뿐만 아니라 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견고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엿볼 수 있다.


AI 로봇 산업 노리는 엔비디아

이 날 행사에는 엔비디아가 자체적으로 직접 훈련시킨 로봇 ‘오렌지’와 ‘그레이’가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젠슨 황 CEO는 이 로봇들과 함께 로봇 훈련을 가능케하는 플랫폼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 그루트’(GR00T)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루트로 구동되는 로봇은 자연어를 이해하고 인간의 행동을 관찰해 움직임을 모방하도록 설계됐다.

/사진=유튜브
/사진=유튜브

또 엔비디아는 산업 현장을 가상 공간에 똑같이 재현하는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에 AI 로봇 개발 플랫폼 '아이작'을 추가해 디지털 트윈에서 로봇을 학습시켜서 현실세계에 적용시키는 모델도 소개했다. 엔비디아는 이 같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통해 AI의 종착점으로 불리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한 종합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