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관에서 데브시스터즈 제17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27일 오전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관에서 데브시스터즈 제17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데브시스터즈가 새로운 진영으로 주주들을 맞이했다. 조길현 신임 대표가 전면에 나선 뒤 처음으로 주주총회를 진행한 것. 이날 주총을 통해 공식 선임된 조 대표는 주주들의 질문에 답하며 흑자전환을 위한 노력과 신작 출시 계획 등 달라질 사측의 모습을 약속했다.

데브시스터즈는 27일 오전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관에서 제17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지난 1월 4인 최고 경영진 체제를 구축한 뒤 처음으로 주주들을 맞이하는 자리다.

데브시스터즈는 1월 조길현 스튜디오킹덤 공동대표, 배형욱 오븐게임즈 대표, 이은지 스튜디오킹덤 공동대표, 임성택 데브시스터즈 경영관리본부장을 각각 최고경영자, 최고사업책임자, 최고IP책임자, 최고재무책임자로 내정한 바 있다.

이날 주총에서는 조길현 신임 대표의 공식 선임 외에도 ▲재무제표 승인 ▲상근감사 김희재 선임 ▲이사의 보수 한도 승인 ▲감사의 보수 한도 승인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개정 ▲주식매수선택권 승인 및 부여의 건이 주요 안건으로 상정됐다.

주주들은 상정된 안건을 모두 가결하고 공식 석상에 새롭게 등판한 조길현 신임 대표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사측의 조직 개편과 이에 따른 쇄신안에 기대와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부터 전사적 비용 효율화 정책을 고수하며 돌파구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오븐스매시 내년 초 출시...모험의 탑 기대 중"

주주들은 사측이 안고 있는 다양한 현안에 대해 질문했다. 수익성 개선에 따른 흑자 전환 시기도 포함됐다.

사진=데브시스터즈 제공
사진=데브시스터즈 제공

조길현 대표는 "작년부터 비용을 절감하고 있고, 올해는 더 적극적으로 비용 효율화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며 "중국에서 쿠키런이 출시돼고, 3주년 쿠키런의 반응도 좋고, 이런 부분이 마녀의 성 성과와 합쳐지면 상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 로드맵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쿠키런: 모험의 탑'과 '쿠키런: 오븐스매시' 등 차기작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조 대표는 "내부적으로 크래프톤과의 인도 건처럼 논의를 진행 중인 사안이 있다"며 "인도 쿠키런 건도 올해 초 발표했지만 작년부터 논의해오고 있던 상황이라 이와 비슷하게 확실해지면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작을 준비하고 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면 들인 비용이 손해로 돌아와서 빠르게 대응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고 본다"며 "올해 데브시스터즈는 무리하게 투자해서 신작을 내는 것보다 기존에 잘 하고 있던 것을 기반으로 중국이나 인도 사례처럼 (콘텐츠를) 파생 출시해서 추가적인 성과를 만들고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븐스매시'에 대해서는 "개발 효율성이 떨어지고 성공 난이도가 있을 거라고 판단해 최근 경영진이 교체되고 나서 전반적으로 프로젝트를 검토하며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방향을 설정했다"며 "올해 공개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출시 시기는 내년 초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데브시스터즈의 올해 살림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되는 '모험의 탑'은 오는 6월 출시가 예정돼 있다. 조 대표는 "모험의 탑은 오븐브레이크를 7년 넘게 운영하며 탄탄하게 다져진 개발진과 핵심 멤버가 투입돼 개발하고 있다"며 "다른 신작들보다 안정성이나 시스템의 체계적인 부분이 더 나을 거라 생각하고 기대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인도 등 현지 상황에 따른 추가 출시 계획

중국과 인도 등 '쿠키런' 지식재산권(IP)과 관련된 해외 시장 진출 성과와 전망도 공개됐다.

27일 오전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관에서 데브시스터즈 제17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27일 오전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관에서 데브시스터즈 제17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임경호 기자

조 대표는 "중국은 '쿠키런: 킹덤'을 초기 상태로 출시한 것이라 시스템이나 쿠키, 콘텐츠를 추가하며 따라오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내부 결제 지표 등을 상승시키는 부분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또한 "쿠키런 IP에 대한 중국 진출 확장 의지는 우리와 텐센트 모두에게 다 있는데, 중국 정부가 판호를 발급해줘야 하기 때문에 확실한 부분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인도는 쿠키런 클래식 리뉴얼 출시를 시작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가 시기가 오면 (추가적으로) 출시할 것"이라며 "지금은 직관적인 게임들이 인도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 쿠키런 클래식이 적합하다 봤고, 시간이 흐르면 퍼즐이든 RPG든 유행 시기에 맞춰 빠르게 런칭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3월 15일 글로벌 출시된 '쿠키런: 마녀의 성'에 대해서는 "퍼즐 장르다 보니 다른 게임과 마케팅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고 있었다"며 "출시 이후 바로 성과가 나는 게 아니라 이후 몇 개월간 지표를 상승시키는 작업을 진행한 뒤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는 방식을 대부분의 퍼즐 게임이 사용하고 있어 우리도 비슷하게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길현 대표는 "큰 목표를 두고 회사도 장기적으로 운영되는 기대를 받으면서 빠르게 출시 가능한 게임들을 그 사이에 둬서 전체적인 포트폴리오를 안정화 시키는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 보고 CEO 내정 이후 이와 관련한 내부 논의와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데브시스터즈에 10년 넘게 있으면서 핵심 성공 과정을 지켜봤고, 그렇기에 더 회사에 애정을 가지고 성공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며 "쿠키런 포 카카오의 성장이나 오븐 브레이크 역주행 등 작은 회사 규모에 비해 빠르게 성과를 냈지만 그 과정에 위기도 반복되면서 불안한 상황이 이어져, 이번에는 배수의 진을 치고 어떻게든 회사가 성공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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