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사진=삼성전자

국내 반도체 생산량이 1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며 강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업황 회복에 힘입어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가 실적 반등과 함께 주가 상승까지 견인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반도체 생산량 65.3% '쑥'

29일 통계청이 발표힌 '2024년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량은 전년 동월 대비 65.3%, 전월 대비 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009년 말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해당 기간 반도체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59%, 전월 대비 7.9%가 늘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재고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2%, 전월 대비 3.1% 감소했다.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6.5% 늘며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어 3월 생산량 역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반도체 생산 회복세는 여전히 부진한 중국 경기에도 불구하고 AI 반도체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이를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이익 전망 잇따라 상향

이 같은 업황 회복에 따라 시장은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연이어 상향 조정하는 중이며, 특히 1분기에는 반도체 영업이익이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지난해보다 418% 증가한 34조430억원으로 예상하면서 기존 추정치(33조60억원)를 3% 상향 조정했다. 또 1분기 영업이익은 5조7000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인 4조90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실적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한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실적이 1분기를 기점으로 바닥을 확인하는 동시에 하반기부터 HBM 공급 우려 완화도 기대된다"며 "1분기 DS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조원 개선된 9000억원으로 2022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746% 증가한 5조4000억원으로 추정했다. 김 연구원은 "기존 추정치를 상향하는 주요인은 메모리 가격이 예상보다 양호하기 때문"이라며 "메모리 반도체의 흑자 전환에 힘입어 반도체 부문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AI 메모리 추격 고삐 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수혜를 입은 SK하이닉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며 주가가 지지부진했으나, 지난 28일 종가 기준으로 8만원대를 회복한 이후 이틀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며 본격적인 반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삼성은 그동안 주가 차별화를 낳았던 AI향 메모리 시장에서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엔비디아는 현재 삼성전자 HBM3E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기대가 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36GB HBM3E 12H D램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36GB HBM3E 12H D램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글로벌 반도체 학회 '멤콘(MemCon) 2024'에서 12단 HBM3E와 32기가비트(Gb) 기반 128기가바이트(GB) DDR5 제품을 상반기에 양산해 AI 시대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 리더십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HBM 출하량을 지난해보다 최대 2.9배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캐파 확보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와 더불어 삼성전자는 6세대 HBM인 HBM4 '스노우볼트'에 대한 청사진을 소개했으며, HBM과 더불어 차세대 메모리 기술로 손꼽히는 CXL(컴퓨트익스플레스링크) 기술 기반 메모리도 선보였다. 삼성은 메모리 용량 측면에서는 CXL 기술을, 대역폭 측면에서는 HBM을 앞세워 AI 시대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HBM3E 12단 제품에 대한 퀄 테스트를 진행 중으로 1분기 중 결과가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테스트 결과가 24년 실적 및 주가의 가장 큰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통과 시 멀티플 확장과 함께 유의미한 반등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