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心포니

[테크M=글 연세대 UX랩 인지공학스퀘어(김영민, 조광수)]

앰비언트 인텔리전스(AmI)는 일상을 둘러싼 물건에 컴퓨터가 탑재돼 서로 연결돼 있는 것을 말한다. 생활의 대부분이 컴퓨터와 연결되고, 인공지능(AI)이 더해지면서, 소비자가 제품, 서비스를 주문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음성 인터페이스나 챗봇을 통해 더욱 손쉽게 제품, 서비스 주문이 가능해지며 앰비언트(Ambient Shopping)가 새로운 쇼핑 방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앰비언트 쇼핑은 AmI에 기반한 것으로, 소비자 필요에 즉시성을 더한 쇼핑을 의미한다. 언제, 어디든 존재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쉽게 수집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필요로 할때 에이전트는 필요가 발생한 맥락 내(service right in the context)에서 바로(Just in time) 서비스를 개인화된 정보를 기반으로(with right information) 제공할 수 있다.

기존 온라인이나, 모바일 쇼핑에서는 어떤 제품이 필요하면, 그것을 기억하고 주문하는데까지 지연(delay)이 발생하나, 앰비언트 쇼핑에서는 필요 즉시 구매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앰비언트 쇼핑에서는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더 나아가 '보이지 않는(Invisible)'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

아마존 에코(Amazon Echo), 아마존 대시(Amazon Dash)를 이용한 쇼핑이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 에코 사용자가 요리를 하다가 식재료가 부족하면 음성으로 ‘알렉사(Alexa)’를 호출해 아마존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으며, 세제가 떨어졌을 때 대시 버튼을 누르면 바로 세제가 주문된다.

앰비언트 쇼핑이 제공해야 할 정보의 조건

앰비언트 쇼핑은 언제 어디서나(Anytime, Anywhere) 대화하듯 시스템에게 원하는 것을 말하면 된다.

그러나, 앰비언트 쇼핑에서는 보통 다른 일을 하면서 발생한 필요를 인지하는 즉시 주문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 웹 인터페이스처럼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것은 어렵다.

구매 상황에서 가용한 정보가 제한돼 있는 것은 구매를 쉽게 할 수 없도록 한다. 따라서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돼 있는 환경에서 어떻게 정보를 제공해야 소비자가 구매를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이슈다.

아마존에서는 이러한 정보제공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화면을 추가한 아마존 에코 쇼(Amazon echo show)와 아마존 스팟(Amazon spot)을 추가했으나, 이렇게 시각 정보를 더하게 되면, 앰비언트 쇼핑만의 특징인 유연함이 떨어지기 때문에 음성 인터페이스의 장점을 강화하는 방식은 아니다.

정보 탐색과 제시의 어려움으로 인해 현재 앰비언트 쇼핑은 전형적인 쇼핑 프로세스와 다르게, 제품을 비교하거나 탐색하는 과정을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대신하고 사용자는 에이전트가 추천한 제품 중 선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현재 아마존 에코를 사용해 쇼핑을 하는 경우 사용자는 에이전트에게 필요한 제품을 말하고(예: “알렉사, 우유를 카트에 담아줘”), 에이전트는 기존 구매 정보에 기반해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는다.

아마존 에코의 경우 제품을 추천하는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이미 구매했던 물품을 우선 추천하고 있다. 만약 제품이 없을 시 제품 가격이나 제품 평 등 다른 요소들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제품을 추천한다.

이러한 방식은 사용자에게 제품 탐색 시간을 줄여주고, 유통 업자에게는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에이전트가 추천하는 모든 제품을 사용자가 구매한다고는 볼 수 없다. 사용자가 에이전트가 추천한 제품을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앰비언트 쇼핑 상황은 간결한 형태의 정보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언어 형태까지 고려한 정보가 필요하다.

간결하고 명확한 정보의 형태로 가장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브랜드 이름이다. 브랜드는 사용자가 제품을 판단하는 가장 쉬운 기준이 될 수 있다.

브랜드는 쇼핑 시 쇼핑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과 구매 결정에 대한 후회를 줄여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로, 제품 정보에 대한 접근성(availability)이 떨어질 때 소비자의 브랜드 의존도는 높아진다.

브랜드는 경험적 정보처리(heuristic processing)를 하도록 해 구매자가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음성 쇼핑 시 브랜드 정보를 통해 사용자는 최소의 노력으로 효율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브랜드는 명확하고 간결한 정보로 큰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음성 쇼핑 추천 시 제공해야 하는 정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낮은 브랜드 친숙도를 가진 제품의 경우에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까.

친숙도 높은 제품의 경우는 브랜드 이름만으로도 사용자에게 충분한 정보가 될 수 있겠지만, 신규 브랜드나 작은 기업의 브랜드는 브랜드 이름 제공을 통한 이점이 크지 않다. 오히려 브랜드 이름이 사용자의 불확실성을 높여 구매를 포기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음성 기반 앰비언트 쇼핑의 핵심은 개인화

결국 제품 구매 시 필요한 정보는 개인화된 제품 정보이다. 음성 에이전트는 집 안에서 개인 비서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개인적인 취향과 구매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에이전트는 개인화 된 제품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브랜드를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는 추가적인 정보에 집중하게 된다. 이 때 단순히 제조사 입장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제품의 특성을 몇 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취향 정보를 기반으로 선택된 제품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과 관련된 정보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개인화 된 제품 정보는 사용자를 제품에 더 집중하도록 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할 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근 관련 연구에서 앰비언트 쇼핑 상황에서 개인화 정보가 구매 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바 있다.

개인화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을 때는 익숙한 브랜드와 낯선 브랜드간 구매의도에 차이가 컸으나, 낯선 브랜드에 개인화 된 정보를 제공한 경우 익숙한 브랜드만큼 구매 의도가 올라갔다.

이 결과는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하는 경우, 개인화 정보를 반영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제공하면 익숙한 브랜드만큼의 판매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좋을까. 음성 방식을 사용한 앰비언트 쇼핑에서는 제품 정보를 무조건 많이 제공하는 것은 사용자의 피로도를 증가시켜 음성 쇼핑에 대한 사용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정보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데, 적절한 정보의 양은 제품의 성격, 브랜드 친숙도, 제품 관여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제품의 성격이 쾌락적(Hedonic)인 경우(예: 초콜렛, 스낵)가 실용적(Utilitarian)인 경우(예: 세제, 화장지)보다 개인화 된 제품 정보가 더 필요할 수 있다.

또 가격이 높은 경우가 낮을 때 보다 구매 결과에 대한 위험(Risk)이 높기 때문에,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할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브랜드 친숙도가 낮은 제품일수록 소비자는 제품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나 마찬가지여서, 더 많은 개인화 된 제품 정보가 필요하다.

향후 음성 방식의 앰비언트 쇼핑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쇼핑 서비스 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에서 개인화를 항상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인화 된 정보 제공은 사용자가 추천된 정보를 더 구매하도록 유도하며, 음성 방식의 앰비언트 쇼핑으로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개인화 된 정보의 제공은 사용자가 에이전트가 편향적이지 않고, 정직하게(Integrity) 정보를 제공한다고 생각하도록 만들며 결과적으로 추천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때문이다(Komiak & Benbasat, 2006). 이를 통해 사용자의 서비스 만족과 제품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57호(2018년 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