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3법'이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정부가 공유경제, 의료 바이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모빌리티 등을 '4대 빅이슈' 분야로 선정하고 규제 혁신에 박차를 가하면서 빅데이터 및 AI 기반 서비스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데이터 3법과 정부의 '선허용 후규제' 기조를 통해 그동안 수집에만 그쳤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합하는 등의 가공이 가능해지고, 이를 유통할 수 있는 길까지 열린다. 새로운 데이터 활용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카카오, 빅데이터 사업 '탄력'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업간 고객 빅데이터 확보를 위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IT기업들이 경쟁 우위를 점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콘텐츠 쇼핑 헬스케어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통해 고객 데이터를 축적한 IT기업들이 향후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산업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사진=네이버 제공
/사진=네이버 제공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역시 네이버와 카카오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와 네이버쇼핑 등을 통해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많이 보유한 기업으로 꼽힌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8월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하며 AI 투자에 발빠르게 나섰다. 지난해 3월에는 대웅제약, 분당서울대병원 등과 헬스케어 합작법인 '다나아데이터'를 설립하며 의료 보건 분야 빅데이터 확보에 나선 바 있다.

카카오는 국내 대표 메신저인 카카오톡 이용자를 기반으로 얻어진 데이터를 활용해 카카오페이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카카오페이는 삼성화재와 협력해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카카오 역시 지난해 8월 현대중공업, 서울아산병원과 AI 기반 의료 빅데이터 업체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세웠다.

네이버와 카카오 외에도 중견 IT 기업과 스타트업에서도 정부의 '선허용 후규제' 정책에 맞춰 발빠르게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민앤지, 보맵 등 스타트업들도 '바쁘다'


대표적으로 IT서비스 기업 민앤지는 생활밀착형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다양한 신규 사업을 선보이며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 1월 AI 전문기업 셀바스 AI 와 MOU를 체결하고, 셀바스 AI의 AI 헬스케어 솔루션 '셀비 체크업' 서비스를 활용해 건강 정보 앱 서비스 '건강지키미'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를 위한 질병 예측과 분석 결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민앤지 제공
/사진=민앤지 제공

또 시중에 서비스 되고 있는 다양한 'OO페이'를 소비자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자회사인 세틀뱅크의 결제 노하우를 결합해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11월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된 '이용자 위치정보를 활용한 자동(On) 활성화 보험 서비스'도 론칭을 앞두고 있다.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보맵도 주목받고 있다. 보맵은 사용자의 보험계약 현황을 분석해 건강상태에 맞춘 보험을 추천해주는 보맵1.0을 선보이며 약 3년만에 가입자 130만명을 유치했다. 올해 태국과 베트남에 휴대폰 액정파손 보험 출시를 시작으로 비행기 연착보험, 이륜차 보험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아세안 보험 플랫폼 시장에 진출한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 역시 2000만~3000만 이용자들의 나이, 성별, 학력, 위치, 직업 등 다양한 결합 데이터를 보유한 거대 플랫폼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기업들이 어떻게 더 많은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그 데이터를 얼마나 잘 분석해 이용자들이 이용할만한 서비스를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이라며 "정부가 선허용 후규제 원칙을 제시한 만큼 지금보다 훨씬 더 빠르게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