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공급 297개 유통사 중 280개 VPN 정산 적용
"많이 들은 음원 최대 40% 수익 증가"

네이버 바이브 '내돈내듣' 캠페인 / 사진 = 네이버
네이버 바이브 '내돈내듣' 캠페인 / 사진 = 네이버

네이버는 음악 서비스 바이브(VIBE)가 인별 정산 방식 기반의 새로운 정산 시스템 'VPS'(VIBE Payment System)을 국내외 유통사 280개사에 적용했다고 25일 밝혔다.

VPS는 내가 들은 아티스트의 음악에만 내 이용료를 배분하는 일명 '내돈내듣'으로 불리는 바이브의 새로운 음원 정산 방식이다. 앞서 네이버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음원 사용료를 배분하고 음원 사재기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 상반기 중 VPS를 통한 정산을 시작하겠다고 지난 3월 전한 바 있다.

회사 측은 국내외 권리사들을 대상으로 VPS 도입을 위한 협의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그 결과 바이브에 음원을 공급하는 297개의 국내 외 음원 유통사 중 280개사에 VPS 정산 방식을 적용했다. 다만 일부 대형 유통사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보유중인 유통사, VPS 정산 시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일부 유통사는 VPS  도입을 보류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VPS 방식 적용을 보류하고 있는 유통사에게도 VPS 적용 시의 정산액 데이터를 함께 제공해 선택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소통을 통해 VPS 확대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내가 낸 돈이 내가 듣는 음악에게 간다


현재 대부분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음원 정산 방법으로 전체 음원 재생 수에서 특정 음원의 재생 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 음원 사용료를 정산하는 '비례배분제'를 택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인기 곡보다 비주류 음악을 즐겨 듣는 이용자일수록 지불한 월정액의 일부가 내가 듣지 않은 인기 음원의 아티스트들에게 전달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바이브가 택한 인별 정산 방식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지불한 월 별 이용료가 실제 해당 이용자가 들은 음원에 전달되는 방식이다. ​가령 1만원을 내고 20곡을 들었다면 이용자가 낸 1만원이 20명에게 500원 씩 나눠지는 구조다. 

​플랫폼 측면에서 비례배분제는 재생된 수에 비례해 음원 사용료를 정산하는 합리적인 방식이지만,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내 음악을 들은 이용자의 규모'보다 '플랫폼의 절대 재생 규모'가 음원 정산액 규모에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VPS 정산 결과 시뮬레이션과 일치


네이버에 따르면 VPS를 통한 정산 결과는 실제 도입을 앞두고 밝혔던 시뮬레이션 결과와 일치했다. 소수의 이용자들이 집중해 들은 음원에 대한 정산 금액은 감소했지만 중견 가수나 드라마 OST , 오래 전 발표한 음원이 새롭게 주목받은 아티스트와 같이 폭넓은 이용자가 해당 월에 많이 감상한 음원에 대한 정산액은 VPS 도입을 통해 많게는 40% 가량 수익이 증가했다.

반면 자장가, 태교, 동요 등 일반명사를 뮤지션 명으로 등록해 AI 추천 시스템을 악용한 음원과 인당 재생 횟수가 비정상적으로 감지된 음원에 대한 정산 금액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드라마 '이태원클라스' OST를 유통하는 '블렌딩'의 구교철 음악사업본부장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음악에 대한 가치를 정산 금액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 VPS에 대해 기대가 컸는데 이번 첫 정산에서 예상대로 정산 금액이 증가했다"며 "VPS를 통해 꼭 빅 스타가 아니더라도 대중에게 폭넓게 사랑받는 음악에 좀 더 공정한 배분이 이루어져 음악의 다양성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태훈 네이버 뮤직비지니스 리더는 "첫 정산에 VIBE에 음원을 공급중인 모든 권리사가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취지에 공감하는 유통사들이 늘고 있다"며 "팬 입장에서도 자신이 소비한 음악에 자신이 지불한 플랫폼 사용료가 그대로 전달 되는 정산 시스템에 대한 이용자의 긍정적인 반응과 응원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