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 / 사진 = 카카오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 / 사진 = 카카오

#라인 제친 카카오 픽코마, 무르익는 글로벌 카카오의 꿈

#"너도 어피지 가방 샀어?"日 열도에서 K-콘텐츠로 안착

#카카오페이부터 택시까지... 日 모바일 플랫폼 공략 '속도'


네이버-라인과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플랫폼을 내놓지 못해 '내수용'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카카오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K-콘텐츠로 연일 글로벌 시장에서 승전보를 전해오고 있다. 특히 라인이 주도하던 일본시장에 안착하며 카카오톡으로 이루지 못했던 '글로벌 카카오'의 꿈을 'K-콘텐츠'를 앞세워 현실로 만들고 있어 주목된다. 


"메신저 없이 이겼다" 日 라인 제친 픽코마, 월거래액만 '700억' 


카카오는 만화앱인 픽코마가 글로벌 최대 만화 시장인 일본에서 비게임 부문 7월 월간 매출 1위를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이 운영하는 라인망가까지 제치고 일본 웹툰 시장의 선두업체로 올라선 것. 메신저와 같은 기반 플랫폼 없이 오로지 웹툰이라는 K-콘텐츠로 시장에 자리잡은 것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픽코마의 7월 추정 거래액은 500억원에 육박, 전년동기대비 270% 급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2016년 4월 일본 현지 론칭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의 월간 거래액 규모다. 2분기 거래액 또한 1000억원 규모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196%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월 다운로드 수 역시 90만회에 육박하며 전년동기대비 200% 순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말 그대로 폭풍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 

카카오는 픽코마의 이같은 성장세를 고려해 카카오 콘텐츠의 글로벌 매출액을 오는 2021년 1조원, 국내 제외로는 2022년 1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건 상태다. 


日 증시 노리는 카카오재팬... 이제 우물안 개구리 NO! 


이같은 픽코마의 성장은 국내용이라 불렸던 카카오의 첫 해외 플랫폼 성과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전체 카카오웹툰 거래액에서 픽코마를 비롯한 해외 매출 비중은 57%(2분기 기준)에 이른다.

그간 카카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패스모바일을 비롯, 해외업체를 인수하거나 직접 진출하는 방식으로 해외시장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번번히 현지화에 실패, 좌절을 맛봤다. 카카오재팬 역시 10여년전에 세워졌지만 그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카카오재팬이 지난 2016년 선보인 '픽코마'가 분위기 반전을 일궈냈다. 픽코마의 호실적 덕분에 카카오페이지의 전체 거래액은 연간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56% 늘어난 수치다. 

이로인해 카카오페이지(웹툰-웹소설)와 카카오재팬(일본 웹툰)의 합산 기업가치 또한 약 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당장 카카오는 일본 법인인 카카오재팬의 일본 현지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최근 진행한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구체적으로 상장 계획이 논의되고있지 않다"면서도 "카카오재팬은 올해 흑자로 전환, 영업이익 개선이 이뤄지는 중이며 내년에는 규모감있는 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카카오프렌즈 도쿄점의 모습 / 사진 =카카오
카카오프렌즈 도쿄점의 모습 / 사진 =카카오

 


라인 게섯거라... 日 열도에 파고드는 카카오 열풍 


웹툰 플랫폼 픽코마가 일본 시장에 안착하면서 카카오의 일본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카카오의 핵심 IP인 카카오프렌즈가 그 선봉을 맡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2018년 브랜드 자회사 카카오IX의 일본법인을 설립하고 일본 IP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직후 설립한 카카오프렌즈 도쿄점은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지난해 1월 기준 30만명이 넘는 현지 방문객이 다녀가며 도쿄의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지난 6월에는 도쿄 다이칸야마 츠타야 티사이트와 오사카 츠타야 에비스바시에 이어 세번째 팝업스토어를 도쿄 시부야에 오픈하며 일본 캐릭터 유통시장의 큰손으로 거듭났다. 특히 어피치 IP에 대한 현지 인기가 높아 문구류 등 관련 제조사와의 IP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이어 지난해 1월에는 셋톱박스 제조사 휴맥스와 함께 핀플레이 일본 법인을 설립, 일본 통신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아울러 카카오페이의 일본서비스와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T의 일본서비스(재팬택시)도 시장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국민메신저로 자리잡은 라인의 위치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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