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 캐리커쳐 = 디미닛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 캐리커쳐 = 디미닛

 

9월 들어 증권가에서 넥슨-엔씨소프트와 함께 국내 모바일 게임 '빅3'로 꼽히는 넷마블을 두고 엇갈린 목표주가를 내걸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넷마블이 최근 급격하게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올해 추정 이익이 3000억원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현재 주가가 과도하게 형성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다만 10일 코스닥에 입성하는 카카오게임즈부터 기업공개(IPO)를 앞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카카오뱅크, 여기에 주요 관계사인 엔씨소프트·코웨이 등 넷마블이 보유한 투자사 지분가치만 더해도 5조원에 육박하는데다, 국내게임사 중 가장 많은 신작을 쏟아낼 것으로 보여 기존 주가수익비율(PER)로 기업가치를 평가해선 안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과도한 멀티플 스트레칭? 목표주가 넘어선 넷마블 


9월 들어 증권가가 내놓은 리포트를 종합하면 목표주가는 16만~18만원선으로 9일 정오 기준, 넷마블의 주가(18만9000원)에 못미친다. 이날 KTB투자증권만이 현재 주가를 넘어서는 20만원대의 목표주가를 꺼내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선반영된 호재를 이유로 들며 최근 급격하게 오른 넷마블 주가를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다. 실제 두달전만해도 10만원대 초반에 거래되던 넷마블은 8월 들어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IPO가 본격화되면서 주가를 2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시가총액은 16조원을 넘어서며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유력한 엔씨소프트와의 격차가 1조원대로 좁혀졌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포스코와 LG전자, KB금융, 신한지주, 삼성생명 등도 모두 넷마블 발 아래에 놓여있다.  

이로인해 넷마블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0배를 넘어서며 국내외 피어그룹(텐센트-넷이즈-엔씨소프트) 대비 2배 가까이 벨류에이션이 폭등한 상황이다. 쉽게 말해 벌어들이는 돈에 비해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올라갔다는 의미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4조원대 투자가치를 감안해도 올해 추정 EPS는 3900원, PER는 40배로 추정된다"면서 "향후 2년간 연간 이익 추정치가 5000억원대에 머물 공산이 커 현재 주가는 과도하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류스타부터 인터넷은행까지" 포스크 코로나를 품은 넷마블! 


이같은 증권가의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넷마블을 향햔 투심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IPO를 앞둔 카카오게임즈-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후광 효과가 적지 않은 탓이다. 실제 최근 미국 나스닥 폭락으로 국내 기술주 상당수가 고점대비 10% 가까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넷마블은 홀로 주당 19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당장 하루 앞으로 다가온 카카오게임즈 IPO 효과로 해석한다. 실제 카카오게임즈는 본업가치를 넘어 카카오라는 '비대면(언택트) 대장주'의 첫 자회사 IPO라는 점에서 '국민 공모주'로 불리며 청약 열풍을 일으켰다. 공모가는 2만원대에 결정됐으나, 이날 정오 기준 카카오게임즈의 장외거래가는 여전히 7만원대에 이른다. 넷마블은 카카오게임즈 지분 5.6%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다양한 협업을 통해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100' 1위 자리를 꿰찬 방탄소년단(BTS)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IPO 역시 넷마블을 기다리고 있다. 넷마블이 보유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은 25%에 육박한다. 이밖에도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유력한 구독경제 대표주자 코웨이(25%)와 게임대장주 엔씨소프트(8.9%), 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산업의 새역사를 쓰고 있는 카카오뱅크(3.9%)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특히 BTS IP 기반의 모바일게임이 출시를 앞두고 있을 만큼, 투자사와 밀접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것 역시 넷마블의 기업가치를 단순하게 바라봐선 안되는 이유로 꼽힌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은 올 하반기 세븐나이츠 IP의 후속작인 '세븐나이츠2'와 스위치 버전인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를 비롯 국내 게임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신작을 쏟아내는 곳"이라며 "넷마블은 올 10개 내외의 신작이 출시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도 10개 수준의 신작을 내놓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여기에 올 하반기 완공될 넷마블 구로 신사옥이 문을 열면, 다양한 IP 전시공간을 앞세워 서울 서남부의 차세대 관광명소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소폭 위축된 게임사업이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이고, 넷마블은 투자사 이익 외에도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연계 시너지가 크다는 점에서 이제는 단순 게임사가 아닌 인터넷 플랫폼 중 하나로 봐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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