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한성숙 네이버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수년전 구글이 인공지능(AI) 기반의 예약, 상담 서비스 '듀플렉스'의 테스트버전을 내놓고 상용화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가 이보다 한발 앞서 AI 상담사 대중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네이버는 생활 속 AI를 기치로 내걸고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AI를 활용하며 서비스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클로바 케어콜' 성남에 이어 부산에 떴다 


네이버는 부산광역시 업무협약을 체결, 부산시내 6개 보건소에 코로나19 능동감시대상자를 관리하는 AI 솔루션 '클로바 케어콜'을 무상 제공한다고 1일 밝혔다. 부산시는 향후 클로바 케어콜을 부산시 ​전역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클로바 케어콜은 이날부터 부산 지역 방역 현장에 투입돼 지역 내 코로나19 능동감시대상자들에게 매일 두 차례씩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 발열, 체온, 기타 증세 등을 확인에 나설 예정이다. AI가 전화상담 모니터링 업무를 대체함에 따라, 부산에서 코로나 방역에 나서고 있는 의료진들이 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한 사전조치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클로바 케어콜은 지난 3월 도입 이후 10개월간 운영되고 있는 성남시에서만 약 10만건 이상의 전화상담 모니터링 업무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1500여건 이상의 발열 현상 등 유증상자를 조기 발견해 빠르게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정석근 네이버 클로바CIC 리더는 "성남시에서의 운영 경험을 통해 정확도가 96% 이상으로 향상된 음성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스마트시티 시범도시이기도 한 부산 지역에서의 방역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시장도 음성 AI 상용화 속도…데이터가 쌓인다 


클로바 케어콜로 대표되는 네이버의 AI 음성서비스는 국내 최고 수준의 음성인식과 합성 및 자연어 처리 등의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돼 다양한 고객지원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이미 민간기업에서도 다각도로 활용 중이다. 

실제 네이버 고객센터에 적용된 콜로바 AI 기술은 상담사의 기본 업무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고객의 감정 분석, 문서 요약, 상담 내 키워드 추출 등의 기능도 함께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고품질의 고객 응대가 가능하며, FAQ와 같은 반복적인 고객 문의나 불완전판매모니터링에 AI 에이전트를 투입해 고객의 대기 시간을 줄이면서 상담 품질도 높일 수 있어, 고객지원 담당자들의 업무에 효율적이다. 

보험사들도 속속 클로바의 AI 음성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들은 고객에게 통지하는 운용현황보고서 등을 받지 못한 고객(반송 대상자)을 클로바 AI의 AI 에이전트가 파악하고, 고객의 변경된 개인정보를 확인해 해당 자료를 재전송해주는 업무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네이버 클로바의 새로운 음성인식 기술 'NEST(Neural-End-to-end Speech Transcriber)'가 적용된 'CLOVA Speech'상품도 지난해 말  출시됐다. 'NEST'는 정형화되지 않은 장문의 음성을 AI가 자동으로 인식, 텍스트로 변환해주는 기술로 'CLOVA Speech'가 AI 기술을 통한 자동 딕테이션 기능을 제공하고, 방송 영상 또는 오디오 클립과 같이 길이가 긴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해 준다.  

 

사진 = 클로바 케어콜
사진 = 클로바 케어콜

 


듀플렉스 감감 무소식?…AI 사용성 키우는 네이버 


사실 구글은 3년전인 지난 2018년 5월,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 I/O'를 통해 AI 자동응대서비스인 듀플렉스를 공개했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미용실, 음식점 등에 전화를 걸어 사람 대신 예약해주는 서비스로 AI가 전화를 받는 AI 콜과는 정반대 방식인 셈이다.

구글은 10월 들어 듀플렉스의 테스트버전을 일부 상점에 활용하고 있으나, 네이버 대비 활용 속도는 더디다는 평가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해 초부터 클로바 케어콜을 지자체에 적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대응에 활용하는 한편 네이버클라우드를 통해 기업 상품화까지 이뤄낸 모습이다. 흥국화재, 미래에셋, 삼성서울병원 등 금융권 및 대기업들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음성과 문자인식 분야에서 네이버 클로바는 한층 진일보한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네이버뉴스 댓글을 인지, AI가 잡아내는 한편 음성을 인식하는 클로바노트, 책을 읽어주는 AI 클로바램프 등 상품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도입한 초고성능 언어 모델 GPT-3와 슈퍼컴퓨터 등을 활용, 금융과 외식·유통 등 대기업-소상공인을 상대로한 B2B 뿐만 아니라 B2C 상품도 꾸준히 내놓고 있다. 

구글과 경쟁을 지속하기 위한 인력 채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말 열린 국내 최대 개발자회의 '데뷰 2020'을 통해 자사 AI 기술을 홍보하며 글로벌 AI 개발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기존 클로바 CIC에서 선행연구조직을 분리한 네이버AI 연구소(가칭)을 출범, 학술연구 인력을 별도로 뽑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와 일본, 프랑스, 베트남을 연결하는 '글로벌 AI 연구 벨트'를 구축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AI 기술이 일부 서비스가 아닌 검색이나 음악, 뉴스 추천 알고리즘 등 여러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AI 연구를 진행할 필요성이 있어 별도로 AI 연구소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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