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몰 3D 리얼뷰어 / 사진=한샘 제공
한샘몰 3D 리얼뷰어 / 사진=한샘 제공

 

롯데·신세계·현대 등 이른바 '유통 빅3'가 인테리어 사업 확장 전략으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들고 나와 이목이 쏠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는 인테리어 사업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메타버스'를 꼽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가상·증강현실(VR·AR)과 3D 기술을 활용해 매장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인테리어 쇼핑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는 것이다. VR·AR·3D는 가상환경인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기술이다.

롯데는 인테리어 1위 업체 한샘을 인수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의지다. 롯데쇼핑은 한샘의 경영권 지분 취득을 위해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에 2995억원을 출자했다. 이로써 롯데쇼핑은 한샘 지분 약 5%를 확보하게 됐다. 현재 지분율이 높지는 않지만 IMM PE가 지분을 매각할 때 롯데쇼핑이 우선 매수권을 갖고 있어 향후 롯데가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한샘은 VR·AR 인테리어 서비스에 가장 먼저 진출해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2017년 온라인몰 '한샘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AR서비스를 선보였다. 2019년에는 한샘닷컴을 통해 'VR모델하우스' 서비스를 각각 시작했다. 고객은 한샘리하우스 스타일패키지로 꾸민 모델하우스를 VR로 체험할 수 있다. 또 한샘의 디자이너가 실제 아파트 평면을 반영해 꾸민 공간 컨텐츠도 VR로 만나볼 수 있다. 개별 제품 가격과 소재, 크기 정보도 확인 가능하다. 

한샘은 이러한 고객체험이 실제 상담과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홈 아이디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매장 가구를 사고 싶은 고객은 집과 가장 가까운 한샘 디자인파크에서 가구 영업사원에게,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싶은 고객은 한샘 키친디자이너와 리하우스 디자이너에게 3D 리모델링 상담을 받게 된다. 고객은 3D를 통해 바뀐 우리집의 전과 후를 비교해 볼 수 있다. 또 한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공사의 시행착오 없이 3D 설계로 인테리어를 마음에 들 때까지 고쳐볼 수 있다.  

신세계까사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VR 3D 인테리어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신세계까사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VR 3D 인테리어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신세계의 인테리어 브랜드 까사미아(신세계까사)는 최근 매장과 자사의 온라인 플랫폼 '굳닷컴' 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VR 3D 인테리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도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집안 공간에 신세계까사 가구 제품을 배치하고, 완성된 인테리어는 3D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리 둘러볼 수 있는 서비스다.

신세계까사는 'AR 서비스'와 'VR 쇼룸'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AR 서비스는 굳닷컴 앱에서 다양한 실제 장소에 가상으로 가구를 배치해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원하는 제품을 선택해 배치하고자 하는 공간에 카메라를 비추면 제품이 실제 비율에 맞게 조절되어 공간에서의 연출된 상태를 임의로 확인할 수 있다. VR 쇼룸도 내년 상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를 통하면 쇼룸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가구 배치와 인테리어 제안 등을 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인테리어 기업 현대리바트도 가상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공식 온라인몰인 ‘리바트몰’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VR로 체험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VR 쇼룸’ 기능을 탑재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현대아울렛 김포점과 리바트오피스 강서전시장을 포함해 16곳에 적용했다.

VR쇼룸 페이지에 접속하면 매장의 3D 도면이 확대되며 내부의 모습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다. 가구 제품 위에 떠 있는 동그란 버튼을 통해서는 상품 정보를 확인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페이지로 연결된다. 전시된 가구 크기를 측정해 공간을 차지하는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를 가늠할 수도 있다.

메타버스가 인테리어 업계 새로운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행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온라인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진 탓이다. 또 온라인으로 인테리어 콘텐츠를 미리 접한 소비자는 오프라인 매장 방문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선순환적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교수는 "메타버스로 인테리어 콘텐츠를 제공하면 접근성이 좋아진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실제 매장에서 보는 것 이상의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오프라인 방문이라는 적극적인 소비행태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궁극적으론 오프라인 매장 활성화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