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리의 최근 이용자 추이 그래프/표=모바일인덱스
에이블리의 최근 이용자 추이 그래프/표=모바일인덱스

 

여성 타깃의 이커머스 쇼핑몰 '에이블리' 운영사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500억원 투자 유치를 통해 활로 모색에 나선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매달 이용자가 빠져나가고 있는데다 '빅테크' 카카오 지그재그의 맹추격이 이어지고 있어,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3일 에이블리는 5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 연내 조 단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 밸류에이션 달성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이번 투자유치는 늘어나는 영업손실을 당해내지 못한 행보로 추정된다. 지난 2020년 에이블리의 영업손실은 380억원 규모였으나 지난 2021년에는 700억원 수준까지 불어났다. 반면 2021년 기준, 에이블리의 현금성자산은 5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이용자 규모를 유지하고 입점서 증대 관련 비용이 더욱 늘어난 탓이다. 

이번 투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파인트리자산운용의 벤처 대출 형태로 진행됐다. 벤처 대출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우버, 스포티파이 등이 이용하고 있는 투자 방식이다. 실리콘밸리의 벤처 대출은 기관이 스타트업에게 3~5년간 대출을 해주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대출 금액의 10~30% 수준의 신주인수권(워런트)을 받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에이블리는 신주(새롭게 발행하는 증권) 발행 방식 대비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면서 충분한 운영 자금을 확보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사실 에이블리는 지난해 2분기 이후,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며 매달 이용자가 빠져나가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에이블리의 지난 2월 순이용자 규모는 367만명으로 카카오 지그재그(336만명)와의 격차가 크지 않다. 무엇보다 지그재그를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스타일은 매년 300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감수하면서도 투자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거래액은 1.3조원 규모까지 팽창한 상황. 대형 빅테크인 카카오 뿐 아니라, 여성복 시장으로 사세를 키우고 있는 무신사와 신세계 W컨셉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다.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는 "스타트업과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투자 혹한기에도 불구하고 에이블리만의 사업 차별성과 성장 가치, 수익성을 인정받을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안정적인 사업 자금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의 조 단위 유니콘 라운드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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