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트루 무선 이어버즈' /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트루 무선 이어버즈' /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내가 아닌 술이 술을 마신 다음날, 정신이 들자마자 불안감이 엄습한다. 조각난 기억들을 더듬으며 반만 뜬 눈으로 스마트폰부터 찾는다. 다행히 있다. 결제 내역을 확인하다. 절망한다.

주섬주섬 씻고 나갈 준비를 한다. 문을 나서며 습관처럼 '에어팟'을 찾는다. 없다. 다시 집 안으로 들어와 가방부터 바지, 겉옷까지 주머니를 샅샅이 뒤진다. 안보인다. 30만원이 넘는 가격표가 떠올라 등골이 오싹해진다.


내 무선 이어폰 좀 찾아줘

벌써 몇 번을 잃어버렸는지, 일일이 세기도 어렵다. 무선 이어폰은 줄이 없어 자유로운 대신, 분실에도 자유로운게 문제다. 잠시만 방심하도 어디론가 사라진다. 늘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다행히 에어팟의 짝꿍인 아이폰에는 '나의 찾기'란 앱이 있다. 아쉽게도 국내법상 위치 추적은 안된다. 대신 아이폰과 페어링 된 상태라면 이어폰에서 알람을 울리도록 해 쉽게 찾을 수 있다. 단, 이 기능마저도 케이스에 이어폰을 넣은 상태라면 무용지물이다.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트루 무선 이어버즈' /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트루 무선 이어버즈' /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그나마 타사 무선 이어폰을 사용할 경우라면 나의 찾기 앱조차 쓸 수 없다. 다행히 최근 대안이 하나 생겼다. 바로 서드파티 제품 중 최초로 나의 찾기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벨킨의 '사운드폼 프리덤 트루 무선 이어버즈'(이하 사운드폼 프리덤)가 그 주인공이다.

애플의 단짝 친구 벨킨이 선보인 사운드폼 프리덤은 제품이 보이지 않을 때 나의 찾기 앱을 통해 충전 케이스를 추적해 찾을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어폰 대신 케이스 자체에서 알람이 울린다. 무선 이어폰은 케이스에 넣어놔도 통째로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꽤 유용한 기능이다.


에어팟 절반 가격에 꼼꼼하게 채워 넣은 성능

벨킨은 작년부터 무선 이어폰을 출시하며 오디오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두 번째 제품인 사운드폼 프리덤의 가격은 에어팟의 절반 수준(무선 충전 모델 기준)인 11만9000원이다. 허나 성능은 에어팟에 크게 밀리지 않아 나름 '에어팟 저격수'라 부를 만 하다.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트루 무선 이어버즈' /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트루 무선 이어버즈' /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사운드폼 프리덤 프로는 에어팟의 '콩나물'로 불리는 기둥(스템) 형태에 에어팟 프로의 커널형 이어팁을 햡쳐 놓은 디자인이다. 에어팟 프로와 같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능은 지원하지 않지만, 이어팁을 통한 차폐를 통해 어느정도 주변 소음을 줄여준다. 제품에는 크기가 다른 세 쌍의 이어팁을 제공해 귓구멍 크기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트루 무선 이어버즈' /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트루 무선 이어버즈' /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이 제품은 주변 배경 소음은 줄이고 음성은 선명하게 유지시키기는 퀄컴의 '클리어 콜' 기술이 적용한 듀얼 마이크로 통화시 목소리를 보다 선명하게 전달한다. 이와 함께 블루투스 5.2 지원 칩셋이 탑재돼 페어링이 빠르고, 퀄컴 aptX 압축 알고리즘을 지원해 스트리밍 시 지연도 적다. 또 IPX5 방수 등급을 받아 땀이나 비에 젖어도 사용 가능하다. 전반적으로 실속있는 기능들을 꼼꼼히 챙겨 다른 저가형 이어버즈와는 차별화를 둔 모습이다.


또렷한 사운드와 통화 음질까지 '합격점'

사운드폼 프리덤의 '디테일'은 사운드에서도 드러난다. 이 제품은 항공우주 산업에서 사용하는 PEEK 플라스틱과 폴리우레탄 탄성체인 TPU를 조합한 2개의 레이어에 7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탑재해 또렷한 중고음을 유지하면서 깊은 저음을 구현했다. 실제 사운드를 들어보면 기대 이상으로 또렷하고 선명한 음색을 느낄 수 있다.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트루 무선 이어버즈' /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트루 무선 이어버즈' /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충전기는 LED를 통해 배터리 충전 상태를 색으로 확인할 수 있고, 후면에 USB-C 포트나 무선 충전을 통해 충전할 수 있다.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기본 8시간 이상을 재생할 수 있으며, 충전 케이스를 통해 28시간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15분 충전으로 2시간 동안 재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 걱정에선 자유로운 편이다.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트루 무선 이어버즈' /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트루 무선 이어버즈' / 사진=남도영 기자 hyun@techm.kr

사운드폼 프리덤은 전체적으로 무선 이어폰에 요구되는 성능들을 놓치지 않고 꼼꼼히 챙겼고, 무엇보다 나의 찾기를 지원해 실사용에서 가장 민감한 분실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소한 점이 눈에 띄는 제품이다. 다만 에어팟 프로 등 고가 제품과 비교해선 ANC 등의 기능이 좀 아쉽고, 다른 저가형 제품과 비교하면 약간 더 비싼 애매한 포지션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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