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IP, 플랫폼으로 부족...유동성 확보 위해 동분서주
해외 거래소 상장 여부에 주목해야

그래픽=디미닛
그래픽=디미닛

 

돈 버는 게임, 이른바 'P2E' 시장 개척을 위해 국내 게임사들의 합종연횡이 잇따르고 있다. 저마다 블록체인 플랫폼 띄우기에 혈안이 돼있지만 현실적인 시장안착을 위해 상호 제휴를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다. 게임의 재미만큼, 실제 환금 여부와 더불어 가상자산의 유동성도 소홀히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단 이는 규제가 덜한 해외시장에 국한된 얘기다. 


'보라' 파트너사 품은 게임빌...'테라'와도 밀월

24일 게임빌은 가상자산 플랫폼 전문기업 '제나애드'를 인수, 개발부서 인원으로 내재화했다.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의 2대 주주로 자리매김한 게임빌은 제나애드를 통해 내년 1분기 대체불가토큰(NFT) 거래소 개설, 블록체인 기반의 플레이투언(P2E) 게임 출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특히 관련업계에선 제나애드가 디지털 광고의 블록체인 기반 리워드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관련 분야에서 수준 높은 개발력을 입증한 데다, 지난 6월 카카오게임즈의 가상자산 '보라'와 파트너십을 맺은 만큼, 게임빌 자체코인에 보라 시스템이 차용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당시 제나애드는 가상자산 연동 모바일 광고 플랫폼을 개발,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수익을 창출하고, 광고를 시청하는 게이머에게 가상자산을 보상으로 제공했다. 여기서 활용된 코인이 바로 보라다. 보라를 활용해 이용자풀을 확보한 것이다. 

 

사진=제나애드
사진=제나애드

 

그렇다고 자체코인 발행을 공식화한 게임빌-컴투스 그룹이 보라에만 매달릴 가능성은 극히 낮다. 실제 게임업계에선 최근 테라폼랩스코리아와 게임빌의 파트너십에 주목하고 있다. 양사는 지난 18일, 제휴를 맺고 게임빌-컴투스의 블록체인 플랫폼 '하이브'에 블록체인 전용 SDK를 탑재하기로 했다. 이미 시가총액만 20조원에 이르는 테라 블록체인 생태계에 게임빌이 들어가는 것이다. 

플랫폼을 꿈꾸는 게임빌-컴투스 입장에선 이미 자리를 잡은 테라 네트워크를 빌려 이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게임을 빠르게 유통하겠다는 복안이다. 당장 내년 출시를 예고한 컴투스의 글로벌 히트 IP인 서머너즈워 세계관 기반의 MMORPG '서머너즈워: 크로니클'과 게임빌의 수집형 RPG '크로매틱소울: AFK 레이드'가 테라 블록체인으로 만들어질 공산이 크다. 


위믹스냐, 보라냐...아니면 제 3의 길? '오딘' 품은 카카오게임즈의 행보는 

게임업계의 화두, P2E 시장의 최대 기대주는 카카오게임즈 유럽법인을 통해 진행될 오딘:발할라 라이징 블록체인 버전이다. 카카오게임즈가 구체적인 사업계획 등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미 게임업계에선 오딘 NFT와 블록체인 버전의 출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국내에서 압도적인 흥행 성과를 낸데다 카카오게임즈의 해외매출 비중이 높지 않은 만큼, 규제가 덜한 아시아권에서 먼저 승부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올 2분기 보라코인을 발행한 웨이투빗을 인수, 또다른 자회사 프렌즈게임즈와 합병시켰다. 동시에 최근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한 블록체인 게임과 NFT 거래소 등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다만 웨이투빗의 자체 블록체인과 보라코인의 활용 여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각에선 위메이드와 카카오게임즈의 밀월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남궁훈 대표가 과거 위메이드 출신인 데다, 아시아권 내 위메이드가 보유한 이용자풀이 상당한 탓이다.

 

CI=위메이드
CI=위메이드

 

실제 위메이드는 위믹스 생태계 확장과 블록체인 사업 전반에 주력하고 있다. 히트작인 미르4' 글로벌 버전은 동시접속자 130만명을 돌파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내년 말까지 위믹스 토큰을 기축통화로 하는 게임 100개를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한 상태다. 

이미 대형게임사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위믹스에 진입하는 경우도 줄을 잇고 있다. 국내 최대 게임사로 불렸던 'NHN'에 이어 2013년 게임대상을 거머쥔 '액션스퀘어', 전략게임의 선두주자 '조이시티', 최근에는 넥슨의 투자사로 유명한 '슈퍼캣'이 위믹스 생태계로 들어왔다. 슈퍼캣은 넥슨의 핵심 캐시카우 바람의나라:연의 개발사다. 넥슨 패밀리의 자존심을 뒤로하고 위믹스에 입점, 빠르게 NFT 게임을 내겠다는 것. 이에 게임업계에선 이용자풀을 갖춘 위믹스 생태계 안에 각각의 게임코인이 돌아가는 형태가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정 플랫폼을 내세워 단독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것보다 이미 이용자풀을 갖추고 해외거래소에 여럿 상장한 유동성 보유 프로젝트와 손을 잡아야 빠르게 클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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