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디미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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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정부는 자국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통제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외신에 따르면,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미신고 M&A 사례 43건을 적발해 최대 50만위안(약 9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중국 최대 검색업체 바이두에는 9년전 사례까지 소급적용해 벌금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중국 정부의 압박에 시달리던 '대륙의 우버'라 불리는 중국 최대 차량공유 기업 디디추싱(DiDiChuXing)이 미국 뉴욕 증시에서 자진 상장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3일 디디추싱은 중국 SNS 웨이보를 통해 "즉시 뉴욕증시 상장 폐지 관련 업무를 시작하겠다"며 "이와 함께 홍콩 상장 증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디디추싱은 알리바바 출신 청웨이가 2012년에 설립한 차량공유 플랫폼입니다. 출시 후 4년만에 우버의 중국 사업부 '우버차이나'를 인수하며 자국 내 점유율을 높였습니다. 한때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알리바바, 중국판 배달의 민족 메이퇀 역시 디디추싱의 차량공유에 참전했지만, 결국 디디추싱의 아성을 꺾진 못했습니다. 

그리고 홍콩과 뉴욕의 거래소를 저울질하던 디디추싱은 올해 6월 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화려하게 데뷔했습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44억달러(약 5조19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2014년 250억달러(29조5200억원)를 조달한 알리바바그룹홀딩스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탄탄대로의 디디추싱을 꺾은 것은 다름아닌 중국 정부였습니다. 디디추싱은 미국 상장 과정에서 자국 안보 데이터를 미국에 반출했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이에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7월 초 "디디추싱의 앱에서 개인정보 수집과 위법행위가 확인됐다"며 "모든 앱스토어에서 디디추싱을 삭제하라"고 발표했습니다. 중국 당국의 단속 소식에 디디추싱의 주가는 20%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9월에는 외신을 통해 중국 베이징 시당국이 국영기업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에게 디디추싱을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외신은 중국 국영기업들이 디디추싱의 통제권을 확보해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함이라 풀이했습니다.

과연 디디추싱이 성공적으로 홍콩 증시에 상장하고, 주춤했던 성장을 이어나갈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