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댑레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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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시장 침체와 '테라 루나 사태'로 블록체인 업계에 이른바 '크립토 윈터'가 찾아왔지만, 블록체인 게임은 홀로 빛나고 있다. 올해 1분기 게임업계 투자 금액의 절반을 블록체인 게임이 흡수한 것.

업계는 명확한 비즈니스모델(BM)이 없는 다른 블록체인 프로젝트들과 달리 블록체인 게임은 실질적인 BM을 가지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게임은 블록체인이 적용되기 전부터 명확한 BM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투자 쏠린다...게임업계 대세된 블록체인 게임

19일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게임이 게임업계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및 컨설팅 업체 DDM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블록체인 게임은 약 17억달러(약 2조1607억원)를 투자 받았다. 이는 1분기 게임업계 총 투자 유치 금액 35억달러(약 4조4485억원)의 48%다. 거의 절반에 달하는 것. 

1분기 게임업계 투자 현황 / 사진=DDM 보고서
1분기 게임업계 투자 현황 / 사진=DDM 보고서

게다가 총 243번의 투자 가운데 블록체인 게임 투자는 135번으로 1분기 거래량의 56%를 차지했다. 특히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 제작사 '유가랩스'는 지난 1분기 게임업계를 통틀어 가장 큰 투자를 받았다. 지난 3월 유가랩스는 4억5000만달러(약 5463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기업가치는 40억달러(약 4조8800억원)로 평가 받았다. 또 투자 금액 유치 2위는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 '애니모카 브랜드'가 차지했다.

DDM 보고서에 따르면 "블록체인 게임이 플레이 투 언(P2E), 토큰, NFT 등을 통해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며 "분명한 것은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가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 구조가 애매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과는 달리 블록체인 게임은 확실한 BM이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 흐름이 처음에 콘솔부터 시작해서 온라인, 모바일로 트렌드가 이어졌다"며 "다음 트렌드로 블록체인 게임이 부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앱 시장 이끄는 '게임'...한국만 몰라

블록체인 앱 시장 역시 게임이 이끌고 있다.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제공 업체 댑레이더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블록체인 게임은 업계 전체 고유 활성 지갑(UAW)의 52%를 차지했다. UAW는 스마트컨트랙트와 상호작용하는 고유 지갑 주소를 의미한다. 정확한 이용자 수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이용자가 블록체인 게임을 이용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평균 UAW가 123만개를 기록한 것. 아울러 5월 둘째주간 연결된 지갑 수 상위 10개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중 6개가 게임 카테고리였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세와 더불어 '테라 루나 사태'로 인한 규제 강화 흐름에도 블록체인 게임은 여전히 건제한 것.

게임업계 1분기 투자 유치 금액 순위 / 사진=DDM 보고서
게임업계 1분기 투자 유치 금액 순위 / 사진=DDM 보고서

특히 국내에선 사행성 이슈로 인해 블록체인 게임이 불법인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선 블록체인 게임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컴투스를 창업했던 이영일 대표가 설립한 국내 게임 개발사 '해긴'도 게임업계 투자금액 확보 순위 7위에 올랐지만 해긴은 국내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다.  

전성민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에선 '바다 이야기' 사건 때문에 사행성이 조금만 보이면 등급분류 주질 않는다"며 "국내에선 블록체인 게임을 시도도 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그는 "무조건 안 된다고 할 것이 아니라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국내 게임사가 글로벌 경쟁에서 밀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게임이 블록체인 업계 핵심 콘텐츠로 떠오른 이유에 대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수익 모델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며 "하지만 게임의 경우 수익 모델이 고도화 돼 있고, 일단은 한번 들어오면 플레이어 감성을 사로잡는 재미라는 요소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게임은 고도로 디자인된 대단한 상품"이라며 "블록체인 업계에서 수익 모델을 만들려면 게임과 만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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