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티빙 데브데이' 개최

양지을 티빙 대표가 24일 '2022 티빙 데브데이'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아 기자
양지을 티빙 대표가 24일 '2022 티빙 데브데이'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영아 기자

개발자들이 네이버·카카오가 아닌 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티빙은 낡은 문법을 버린 새로운 시도로 개발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2020년 분사 당시 7명에 불과하던 개발조직은 2년 만에 70명으로 규모가 빠르게 커졌다. 티빙만의 개발 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한 결과라는 것이다.

 

24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빛미디어 리더스홀에서 '2022 티빙 데브데이' 행사가 열렸다. 티빙은 독립법인 출범 이후 개발조직의 경험과 문화를 나누기 위해 지난해 처음으로 데브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올해로 2회차를 맞는다.

이날 양지을 티빙 대표(CEO)는 "2년 6개월 전, 티빙에 처음 와서 한숨을 많이 쉬었다"며 "개발조직에 총 7분이 계시더라"라며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외주에 의존해 10년간 쌓였던 레거시 시스템, 앱 마켓 리뷰에 남겨진 끔찍한 고객 평가들이 있었다"며 "티빙에 오자마자 앱마켓 리뷰를 매일 아침 전 직원들에게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싶었고,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그로부터 2년 6개월이 지났다. 지금 개발조직에 속한 분이 70분 가까이 된다"며 "단순히 개발팀에 인원이 많다고 해서 최고의 결과물이 나오는 건 아니다. 필수적인 것은 개발 문화다. 티빙만의 개발 문화를 만들자는 목표로 여기까지 왔다"라고 덧붙였다.

양 대표는 "개발팀 숫자를 늘리고, 고객들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서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확장할 때 유의미한 앱을 만들자는 목표"라며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미리 알고, 티빙 브랜드는 고객들에게 뭐가 좋은지 알기 위해 선도적으로 개발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철 티빙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4일 '2022 티빙 데브데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이영아 기자
조성철 티빙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4일 '2022 티빙 데브데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이영아 기자

조성철 티빙 CTO "레거시 개선은 마라톤, 끝까지 완주할 것"

조성철 티빙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존 레거시 시스템을 걷어내는 작업이 곧 티빙만의 개발 문화를 만드는 일임을 강조했다. 레거시 시스템이란 더는 변화에 대응할 수 없거나, 시장에서 채택하지 않는 기술을 뜻한다. 쉽게 말해 '낡은 기술', '오래된 기술' 이라는 의미다.

조 CTO는 "레거시 코드는 개발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있어 반드시 없애야 한다"며 "전체적인 부분을 한 번에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중간에 변형한 시스템을 만들고, 이 시스템을 한동안 운영하며 다음 버전을 만드는 등 점진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티빙은 지난해부터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진행 중이다. 데이터 분석과 콘텐츠 추천서비스 등이 AWS에서 돌아간다. 올 상반기엔 PC웹(라텔)과 백오피스(뉴 티빙)를 AWS로 전환했다. 딥러닝 기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용자 클릭률이 3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조 CTO는 "티빙 사용자는 매년 2~3배씩 증가하고 있으며 콘텐츠 볼륨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레거시 코드를 개선하는 것은 마치 달리는 자동차의 바퀴를 바꾸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 10월 기준 431만명을 기록하며 2달 연속 토종 OTT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2월엔 MAU 125만명을 확보한 KT 시즌과의 합병도 이뤄진다.

그는 "전체를 한 번에 바꿀 수 없는 구조적 환경이기 때문에 호환성과 안정성을 위해 중간 시스템을 만들고 넥스트 버전을 만들어 점진적으로 가야한다"며 "레거시 개선은 마라톤 경기와 같다. 승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초반에 전략을 잘 세우고 페이스를 지켜서 끝까지 완주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