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타디아'를 내세워 게임사들과 직접 경쟁하던 구글이 노선을 확 틀었다. 직접 경쟁 대신 '조력자'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구글의 전략이다. 구글클라우드가 보유한 각종 솔루션을 필두로 라이브 서비스 게임(라이브 게임)을 운영하는 기업들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 스타디아 서비스를 종료한 후 '넥스트 스텝'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로 풀이된다.
13일 구글클라우드는 온라인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라이브 게임 서비스를 지원하는 각종 솔루션을 소개했다. 서비스 확장성, 데이터 수집·분석, 인사이트 도출 등 3가지 주요 기능을 제공하는 점이 골자다.
잭 뷰저 구글클라우드 게임산업 솔루션 부문 총괄이사는 "라이브 게임은 콘솔, PC, 모바일 등 모든 플랫폼과 장르 전반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성장 기회를 맞이했다"며 "구글은 검색, 유튜브 등 세계 최대 규모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수십억명에게 제공하고 있어 누구보다 라이브 서비스 모델에 익숙하다"고 강조했다.
스타디아 접은 구글, B2B 조력자로 탈바꿈
지난 2019년 구글은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와의 경쟁을 선언하며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타디아'를 선보였다. 당시 구글이 내세운 점은 고급 개인용 컴퓨터가 필요없다는 점이었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게임을 구동시켜 고성능 하드웨어와 대규모 설치 용량이 필요없었다. 또 접속만 하면 PC, 콘솔,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로 고사양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확장성까지 갖춘 점이 특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구글은 스타디아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다. 사용자 반응이 예상치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이는 예견된 일이었다. 서비스 초반부터 입력 지연, 저화질 등 품질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후 구글은 스타디아 자체 게임 개발을 중단하고, 담당 직원을 클라우드 팀으로 이동시키는 등 일찌감치부터 서비스 종료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패를 경험한 구글이 눈을 돌린 건 기업간거래(B2B) 사업이다. 스타디아 운영으로 얻은 교훈과 노하우, 기술력 등을 솔루션 형태로 개발해 게임사에 제공하는 조력자로 탈바꿈한 것이다.
라이브 게임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전략에도 이유가 있다. 라이브 게임은 플레이어 행동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게임 업데이트에 반영하고, 전세계에서 수십, 수백만명 플레이어가 동시에 접속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인프라 안정성은 물론, 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들을 수집하고 분석해 인사이트까지 도출해야 한다는 의미다.
구글은 관련 기술력을 초창기부터 쌓아왔다. 검색 엔진, 유튜브 등 각종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각종 솔루션과 툴들을 개발, 사용, 판매해왔기 때문이다. 강점을 가장 잘 살리면서도 성장성이 높은 게임 산업을 공략할 수 있는 핵심키로 구글은 라이브 게임을 꼽은 것이다. 라이브 게임 시장 전망도 밝다.
잭 뷰저 이사는 "지난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플레이한 상위 10개 게임이 모두 라이브 게임이었을 정도"라며 "오는 2024년에는 라이브 게임 플레이어 수가 36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성은 기본, 데이터 분석까지 책임진다
이날 구글클라우드는 라이브 게임 서비스 안정성, 확장성, 데이터 처리 및 분석 등을 제공하는 ▲구글 쿠버네티스 엔진(GKE) ▲클라우드 스패너 ▲빅쿼리 등 3가지 핵심 솔루션을 소개했다.
먼저 GKE는 사용자가 대거 몰려도 게임 서비스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확장성'을 제공한다. 자동화된 관리형 서비스로 1만5000개 이상 노드 클러스터를 실행할 수 있다. 쉽게 말해 타 클라우드 보다 최대 10배 더 확장돼 중단없는 서비스를 구현하도록 돕는다는 뜻이다.
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용자 데이터에 대한 수집 및 관리는 '클라우드 스패너'가 맡는다. 초당 20억건 이상 요청을 처리할 수 있는 단일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는 점이 핵심이다. 뿐만 아니라 지연시간을 최대 25%, 비용은 최대 50%까지 줄인다.
빅쿼리는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사이트를 도출하도록 돕는다. 인공지능(AI)·머신러닝(ML)이 기본 탑재돼 대규모 게임 데이터를 분석하고 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버텍스 AI' 기능으로 기업 전반에 대한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다.
컴투스, 넷마블, 위메이드플레이, 블루포션게임즈 등 이미 국내 게임사들도 이같은 솔루션들을 활용 중이다.
잭 뷰저 이사는 "구글클라우드는 라이브 서비스를 위한 각종 기술을 제공하는 회사"라며 "게임 서버에서 DB, 인사이트 도출 등 게임사가 필요로 하는 기능을 우리의 툴로 해결하는 만큼 타사 대비 명확한 경쟁 우위가 있다"고 말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