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장을 맡고 있는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글로벌 IT전시회 'CES 2024'에서 미래 자동차를 스스로 배우고 개선하는 기계인 'AI 머신'으로 정의하고 미래 모빌리티 선점에 총공세를 펼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개막에 앞서 열린 CES 2024 미디어데이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송창현 대표는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모든 것(software-defined everything)'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며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소개했다. 지난 2019년 네이버 CTO이자 네이버랩스 대표 출신인 송창현 대표가 설립한 포티투닷은 지난해 8월 현대자동차그룹에 인수되면서 현재 그룹의 SDV 대전환의 주축이 되는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장(사장)을 맡고 있다.
"자동차는 AI머신...차가 스스로 데이터 학습하고 행동까지"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즉, '이동' 자체를 전기처럼 항상 존재하고 전등 스위치를 누르는 만큼이나 쉽게 쓸 수 있는 일종의 유틸리티로 진화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차량과 플릿(fleet, 운송・물류 용도의 다수 차량 그룹)을 AI와 소프트웨어로 정의해 지속 개선되도록 하고, 도시 교통 시스템과 결합해 자유로운 이동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송창현 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를 '끊임없이 학습하고 개선되는 AI 머신'으로 규정하고 '빅데이터 루프'(big data loof)라는 지속적인 머신 러닝 인프라를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및 차량 데이터 플랫폼에 통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티투닷에서 정의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은 인간이 주는 데이터만으로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또한 차량이 각종 센서 등으로부터 직접 수집해 이를 기반으로 학습, 분석해 인지, 판단 및 행동까지 한다.
송 사장은 "빅 데이터 루프를 운영하고 확장하는 것은 현대차그룹의 전략인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모든 것'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 중 하나이며, 이는 AI의 지속적인 학습과 개선을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 2.0' 시대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빅데이터 루프를 통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AI 어시스턴트 등을 고도화하고, 이와 더불어 연결성과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강화하기 위해 온디바이스 AI 프레임워크도 구축하고 있다.
송 사장은 "차량이 소프트웨어와 AI를 통해 발전하면 복잡한 작업을 차가 스스로 처리하는 것은 물론, 데이터에 기반한 기술과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져 고객에게 이전에 없던 상당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사람들마다 다양한 이동 목적에 따라 합리적인 비용으로 움직일 수 있는 서비스 접근성이 향상되고 이동의 자유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으로 대전환...차가 곧 스마트폰"
SDV는 최신 상태를 유지하고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정의되는 차다. SDV로 전환되면 자동차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통합돼 소비자 편의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기획부터 설계, 제조까지의 자동차 양산 과정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차량 개발 효율성도 높인다.
포티투닷이 주축이 되는 SDV 대전환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가치는 결국 고객을 향한다. 차량이 방대한 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고 맥락을 이해해, 이동 여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안전하면서 끊김없이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총체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송 사장은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내 차처럼 편하고, 목적지까지 다양한 이동 수단이 결합되는 혁신적인 이동 경험이 보편화될 것"이라면서 "새로운 모빌리티 디바이스와 서비스를 물 흐르듯 연결하는 기술의 핵심이 바로 소프트웨어고, 소프트웨어 중심의 SDV 프로세스에서는 다양한 솔루션 개발이 가능해 더 유연하게 사용자 니즈를 반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티투닷은 CES 2024 현대차 내 부스를 마련해 내재화 중인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장 부품들의 체계적・효율적인 개발을 위한 SDV 전기·전자 아키텍처(SDV E/E Architecture), 갈수록 방대해지는 소프트웨어를 제어할 고성능 컴퓨터(HPVC), 인간의 조력자 역할을 할 AI 내비게이션, 자율주행 기술 등이다.
허준 기자 j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