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7일 첫 연가 투쟁에 돌입한 가운데,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루 연차를 소진하는 방식인 데다, 현충일과 주말 사이에 낀 징검다리 연휴여서 휴가를 계획헀던 직원들이 워낙 많아 생산 차질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전삼노는 전국 사업장에 근무하는 조합원들에게 이날 하루 연차를 소진하는 방식으로 파업 투쟁에 동참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전삼노는 2만8400여명이 조합원을 둔 사내 최대 노조로, 전체 직원(12만4800명)의 23%가 가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삼노 조합원 대부분은 24시간 공장이 가동되는 반도체(DS) 사업부문 소속이다. 전삼노는 이번 파업을 시작으로 다양한 쟁의 행위를 예고한 상태다. 시작은 연차 파업이라는 소극적인 방식이지만, 추후 압박 강도를 높이겠다는 것이 전삼노 측의 의지다. 연가 투쟁 참여 인원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전삼노 측은 "아직 소극적인 파업(연차 파업)으로 볼 수 있지만, 단계를 밟아 나가 총파업까지 갈 수 있다"고 강조한 상태다. 다만 이날 전사 연차 사용 인원이 지난해 6월5일 연차 사용 인원보다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노조의 첫 파업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삼성전자는 그룹 차원에서 '무노조 경영' 원칙을 이어왔으나, 이재용 회장이 지난 2020년 5월 "삼성의 노사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이래 노조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노사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치 임금 교섭을 병행 중이지만 입장 차가 커 교섭이 결렬된 상태다. 노조는 임금 인상률도 문제지만 사측 교섭 태도를 문제 삼고 있다. 전삼노 관계자는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사측 태도에 파업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 노조의 첫 파업이 진행된 이날에도 이 회장의 현장행보는 이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 4일(현지 시각) 뉴욕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를 만난 것을 시작으로 인공지능(AI)·반도체 분야 기업을 비롯해 정계 인사들과 만나는 등 30여 개의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삼성전자 신(新) 경영 선포 31주년이 되는 날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반도체 등의 대외 경쟁력에 우려가 커지면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관련기사
- [AI 서울 정상회의] 윤석열 대통령, AI 안전·혁신·포용 3대 원칙 합의…서울선언 채택
- 이재용 회장-리창 중국 총리, 19년만에 서울에서 만났다
- 이재용 삼성 회장, 리창 中총리와 별도 면담…"코로나 위기극복 도움 감사"(종합)
- 삼성노조, 창사 이래 첫 '파업' 예고…내달 7일 단체연차휴가
- 호암미술관, '연꽃처럼' 기획전 관람객 6만명 돌파…한·중·일 불교미술 조명
- 미래 성장동력 찾아 나선 이재용 "아무도 못하는 사업,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
- 삼성의 '하이브리드 AI'...폴더블에 갤럭시 AI 적용하고, 통역은 써드파티로 확대
- "요구 관철 시까지 총파업"…삼성전자노동조합, 오는 8일 무임금·무노동 총파업 예고
- 전국삼성전자노조, 창사 이래 첫 무노동·무임금 총파업...노조 측 "첫날 654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