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e스포츠 떡잎 알아본 SK텔레콤

#코로나19로 더 주목받는 e스포츠

#5G 킬러 서비스라는 AR/VR과 결합하면?


야구팬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SK텔레콤이 야구단 SK와이번스를 신세계그룹에 매각한다는 소식입니다. 저도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와이번스 팬은 아니지만)인지라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지난 주말부터 야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곧(26일 화요일) 야구팬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올 것이란 '썰'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도 예상못한 엄청난 소식이라는 '썰'에 많은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25일 조선일보의 보도로 SK텔레콤의 야구단 매각 소식이 전해졌고, '썰' 그대로 SK텔레콤은 26일 야구단을 매각한다는 소식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SK텔레콤은 왜 야구단을 매각했을까?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했습니다. 도대체 왜 SK텔레콤이 잘 나가는, 한때 '왕조'라고 불렸던 SK와이번스를 매각했는지 말입니다. 정말 일각의 얘기처럼 그룹 최고위층이 야구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야구단을 매각했을까요?

SK텔레콤은 공식 입장자료를 통해 "대한민국 스포츠 육성 TF를 발족해 다양한 스포츠의 균형 발전과 국내 스포츠의 글로벌 육성 및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AR/VR 등 첨단 ICT와 결합한 미래형 스포츠 발굴과 투자 등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말에 답이 있겠죠. 저는 AR/VR 등 첨단 ICT와 결합한 미래형 스포츠 발굴과 투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MZ세대가 주목하는 'e스포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스포츠를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직접 스포츠 경기 현장에서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즐기는 '직관'은 불가능해졌습니다. '직관'을 못하는 팬들은 '집관'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습니다.

무관중으로 진행된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무관중으로 진행된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사진=라이엇 게임즈 제공

이런 상황에서 가장 각광받는 스포츠는 역시 e스포츠입니다. e스포츠는 태생부터 비대면입니다. 선수들이 몸으로 부딪히는 경기가 아닌, PC나 모바일을 통해 실력을 겨루는 스포츠기 때문에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경기를 펼칠 수 있습니다.

물론 e스포츠에도 '직관'은 있습니다. 그럼에도 e스포츠 팬들은 온라인으로 선수들을 만나고,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것에 아주 익숙합니다. 예전부터 개인방송을 통해 팬들과 호흡하는 선수들도 많습니다.


e스포츠 '떡잎' 알아봤던 SK텔레콤


SK텔레콤은 일찌감치 e스포츠의 잠재력을 알아본 회사입니다. SK텔레콤 T1이라는 프로게임단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엔 스타크래프트 '황제' 임요환이 소속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e스포츠 최고 인기 종목이 리그 오브 레전드(LoL)로 바뀌었을때도 투자를 지속했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이 속해있습니다.

SK텔레콤은 오래전부터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사를 맡았습니다. 지난 2005년부터 2012년까지 7년간 SK텔레콤 사장이나 사장급 임원이 협회장을 맡았습니다. 2012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e스포츠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9년에는 미국 방송사 컴캐스트와 합작해 'T1'이라는 e스포츠 법인도 만들었습니다.

T1 프로게임단은 BMW의 후원을 받고 있다. 사진=SK텔레콤 'T1' 제공
T1 프로게임단은 BMW의 후원을 받고 있다. 사진=SK텔레콤 'T1' 제공

이런 SK텔레콤이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e스포츠 시장을 놓칠리 없습니다.

실제로 e스포츠에는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LOL 리그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에는 맥도날드, HP, 로지텍 등이 후원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 외에도 KT, 기아, 농심 등 대기업이 프로게임단을 운영하거나 후원하고 있습니다. BMW, 벤츠 같은 수입차 브랜드들도 e스포츠와 연을 맺기 위해 안달입니다.


e스포츠에 VR-AR 연계되면?


그리고 e스포츠는 추후 VR, AR, MR과 같은 기술과 만나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이같은 실감형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습니다. 이제 K팝 아티스트들의 공연에 실감형 기술은 필수입니다.

온라인으로 공연을 즐기는 팬들을 위해 무대 뒤 화면이 순식간에 변하고, 실제 무대에는 없는 멤버를 마치 있는 것처럼 보여주는 기술을 이미 우리는 여러번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이같은 기술이 초고속, 초저지연 이라는 특성을 지닌 5G 통신망과 만나면 한층 더 실감나는 공연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SK텔레콤의 '점프AR' 앱을 통해 관람이 제한된 e스포츠 게임단을 응원할 수 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2020 LCK 스프링 시즌' 결승전에서 '점프AR' 앱에 등록된 응원 사진을 입간판으로 배치한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의 '점프AR' 앱을 통해 관람이 제한된 e스포츠 게임단을 응원할 수 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2020 LCK 스프링 시즌' 결승전에서 '점프AR' 앱에 등록된 응원 사진을 입간판으로 배치한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역시 이같은 실감형 기술을 5G 킬러 서비스로 점찍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점프VR, 점프AR 등의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이미 SK텔레콤은 점프AR 앱을 통해 서로 다른 공간에 있는 이용자들이 함께 e스포츠나 스포츠 경기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e스포츠와 연계된 실감형 기술들은 SK텔레콤이 내수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전세계가 주목하는 e스포츠와 그리고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게이머가 속해있는 프로게임단을 보유한 SK텔레콤, 그리고 그 팬들이 가상공간에서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앱 '점프AR' '점프VR'. 3박자가 맞아 떨어지면 그 속에서 또다른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야구단을 매각한 것은 야구팬의 한사람으로 아쉽지만, 앞으로 SK텔레콤이 보여줄 e스포츠와 실감형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스포츠 경험은 어떤 것일지 기대해볼만하지 않을까요?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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