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코 기대감에 올초대비 70% 가량 주가 급등
배당만 연 4%? 팔지 않는 기관...조정장에도 나홀로 지지

구현모 KT 대표 /캐리커쳐=디미닛
구현모 KT 대표 /캐리커쳐=디미닛

지난 10년간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던 KT의 기업가치가 연일 고공행진을 잇고 있어 주목된다.

매출 20조원 시대를 연지 어느덧 5년이 훌쩍 지났지만 '디지코'라는 새 키워드를 꺼내든 구현모 대표의 남다른 리더십 덕에 이젠 시가총액 10조원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주당 5만원을 목표가로 내건 증권사들이 수두룩 하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T는 주당 3만3200원에 거래를 마치며 6월에도 큰 조정없이 우상향 차트를 그리고 있다. 6개월새 70% 가량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시가총액 또한 어느덧 9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성장주 조정이 본격화한 올초 이후 급격하게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주가 상승 면에선 삼성전자와 네이버, 카카오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사실 KT가 주당 3만원 시대를 연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만이다. KT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한 이후, 만년 2등 통신사라는 낙인이 찍히며 지난 10년간 가치주로 전락했다. 계속된 낙하산 CEO와 정치권의 입김 탓에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높은 배당에도 기업가치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지난해 초에는 주당 1만원선까지 무너지며 고점대비 기업가치가 4분의1 수준으로 밀리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구현모 KT 대표의 취임을 KT 기업가치 반등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실제 구 대표는 취임 후, 국내 주요 증권 전문가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며 이전 CEO들과 달리 적극적으로 주가 개선에 소매를 걷고 나섰다. 지난해 3월에는 구 대표가 직접 KT 주식 5000주 가량을 매수하며 책임경영 의사를 피력했고, 지난해 11월에는 구 대표의 주도 아래 300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입해 11년만에 최대규모 자사주를 취득하기도 했다. 아예 기자간담회에선 주당 3만원 이상을 자신한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무엇보다 구 대표는 보여주기식 단순 홍보 전략 뿐만 아니라 실제 기업가치 확장을 위해 기존 성장주 성공 공식을 적극적으로 차용했다. 새로운 성장엔진을 발굴하고자 통신의 한계를 넘어 '디지코 KT'라는 기치 하에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플랫폼 전략을 띄웠다. 오는 2025년까지 B2B/플랫폼 사업 매출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시키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은 상황.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를 앞세워 가상자산 자산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를 통해 젊은층과의 교감도 이뤄냈다. 미디어 및 콘텐츠 부문 역시 타깃 전략이 용이하도록 IP(스토리위즈)-제작(스튜디오지니)–채널 및 플랫폼(SKYTV, 올레TV, 시즌 등)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지난달 21일 열린 투자자 미팅에서도 구 대표는 장기 배당 증대, AI/로봇 등 신사업 육성, 케이뱅크 IPO 성공 기대감 등을 역설하며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무엇보다 증권가에선 구 대표의 기업가치 확장 전략의 핵심을 과감한 '배당'으로 인식한다. 올해 주가 상승 폭에 안주하지 않고 구 대표가 과감한 주주환원책을 띄울 것이라는 얘기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KT는 통신 3사 중 가장 높은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며 별도 조정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 올해 주당 1500원 이상, 배당수익률은 4.4%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올해 본사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유력하며 주당배당금 19% 증가가 이뤄질 것"이라며 "연내 4만원, 내년엔 5만원까지 KT 주가가 상승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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