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산을 디지털 세상에서 사고 판다
ERC-721, ERC-1155, KIP-17 등 표준화 경쟁도 시작
미술품부터 게임 아이템까지, 다양한 NFT 등장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까지는 알겠는데...대체불가능한토큰(NFT)은 또 뭐지? 최근 블록체인, 가상자산 업계 화두로 자리매김한 NFT가 화제다. 어떤 미술작품이 NFT로 수백억원에 팔렸다고 하고, 이세돌이 알파고와 둔 바둑의 78수 역시 NFT로 경매돼 비싼 값에 팔려나갔다고 한다. 비트코인이라는 천금의 기회를 날린 지금, NFT에라도 투자해야 할까? 테크M이 NFT를 집중 분석한다. NFT의 개념부터 NFT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또 어떤 기업들이 NFT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지 살펴본다. 제대로 알아야 투자 여부도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편집자 주>


이름도 어려운 대체불가능한토큰(NFT)에 블록체인 업계를 넘어 핀테크와 증권, 더 나아가 예술품 거래업자들까지 달려들고 있어 주목된다.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덩달아 '메타버스'의 등장으로 NFT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발돋움한 모습이다. 

유명 걸그룹 브레이드걸스의 일러스트로 NFT를 구현한 람다256/사진=업비트
유명 걸그룹 브레이드걸스의 일러스트로 NFT를 구현한 람다256/사진=업비트

NFT가 뭐야? 소중한 내 자산, 이제 디지털로 사고 팔자 

NFT는 영어로 'Non-Fungible Token'의 약자로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으로, 각각의 고유값을 가져 대체할 수 없는 디지털자산의 의미를 지닌다. 역삼역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대충 백서를 만들고, 투자금을 모아 발행하는 '코인'과는 결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실체'가 있는 것을 디지털로 거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다. 

쉽게 말해 블록체인 기술로 고유한 식별자인 '해시'값을 추가, 기존에는 자산으로 고려되지 않았던 디지털 영역의 무형자산도 소유할 수 있다. 물론 NFT도 기존 코인들처럼 거래소에서 사고 팔 수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스테이블코인(가치안정화폐) 등은 서로 동일한 가치로 거래할 수 있는 자산으로 모두 대체 가능한 토큰(FT, Fungible Token)의 일종으로 볼 수 있으나, NFT는 각 토큰이 서로 다른 가치를 지닌 고유한 자산을 의미하기 때문에 희소성을 가진다. 

즉 상호 대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디지털 영역에서 진위나 소유권을 증명하는 데 사용된다.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 디지털 소유권이 보장되고 거래 증명이 가능해 게임 아이템  뿐만 아니라 실물 자산과 예술품, 사치품, 수집품의 토큰화에 활용되고 있다. 

그래픽=픽사베이
그래픽=픽사베이

 


ERC-721 다음은 KIP-17? 'NFT' 플랫폼 경쟁 막 올랐다 

NFT를 생성하고 발행하는 다양한 프레임워크가 존재하며,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상에서 발행되고 거래되는 ERC-721 표준이다. ERC-721은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구현되는 NFT의 표준을 의미하며,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기반 코인은 ERC-20이다.

쉽게 말해 ERC-721은 사물이나 사물 같은 토큰을 위한 것으로 대체 불가능하고 모든 토큰은 구별된다. NFT를 내놓기에 최적화된 방식인 것. 무엇보다 전세계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대부분이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형성돼 개발자 모집과 서비스 구현, 인프라 확장 등 모든 면에서 ERC-721이 빠르게 세를 불리고 있다. 최근에는 ERC-1155가 등장, 대체 가능한 아이템과 대체 불가능한 아이템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표준안도 등장했다.  ERC-1155를 활용하면 상황에 따라 다양한 아이템을 만들고, 사용용도에 따라 별도로 대체성을 부여할 수 있다. 

국내에선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인 그라운드X가 자체 개발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의 NFT 표준 KIP(Klaytn Improvement Proposal)-17이 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어 추후에는 ERC-721를 상대로 표준화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진=서울옥션
사진=서울옥션

 


최초의 NFT는 고양이? 이젠 브레이브걸스도 NFT!

최초의 NFT는 지난 2017년 12월, 등장한 이더리움 기반의 블록체인 게임 '크립토키티'를 통해 등장했다. 크립토키티는 고양이를 교배, 희귀한 고양이를 수집하고 거래하는 육성 게임으로 개발사는 ERC-721 표준을 적용해 각자 다른 세부정보인 해시값을 만들어 고유성을 갖게 했다. 

그런데 NFT가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분 분량의 음성 게시물을 NFT로 팔겠다고 선언하면서부터다. 이후 세계적인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와 소더비(Sotherby’s)가 NFT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고, 국내에선 서울옥션 등도 잇따라 NFT 시장 참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예술작품 뿐만 아니라 게임 아이템, 가상세계의 아바타 등에 활용될 수 있고, 최근에는 이를 이용한 담보대출 시장도 커지면서 전통 금융시장까지 NFT 투자에 팔을 걷고 나서고 있다.

특히 가상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 시장이 자리를 잡으면서 메타버스 내 금융거래의 도구로 NFT가 주목을 받고 있다. 위변조가 불가능해 가상세계를 근간으로 하는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NFT가 충분히 재화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의 부동산 거래 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활동도 NFT로 가능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개발사 람다256이 인기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일러스트를 NFT로 내놓기도 했다. 

증권가가 추정하는 NFT 시장 규모는 올 1분기 기준 약 20억달러(2조원)에 달한다. 수집품(48%)과 예술품(43%)이 전체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최근 엔터 시장까지 뛰어들면서 시장 규모는 기하급수로 팽창하고 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