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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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시장이 본격 열리면서 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클라우드 전환률이 높아지면서다. 행정·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금융·교육 등 다양한 기업들이 클라우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클라우드를 일찌감치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덩치를 키워온 네이버는 물론이고, 카카오 역시 올해부터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들며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진격하는 '네이버' 추격하는 '카카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클라우드 사업 확장 고삐를 바짝 쥐고 있다. 먼저 시장 선점에 나선 곳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2017년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미국, 독일, 일본, 싱가포르 등에 글로벌 거점을 두고 사업을 키우고 있다. 현재 네이버 클라우드는 180여개의 상품을 제공한다. 이는 국내 클라우드 기업 중 최대 규모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금융·의료·기업 등 전부문에서 성과가 두드러진다. 제1금융권인 NH농협은행의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또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최근에는 고대의료원 안암병원이 네이버클라우드 정밀의료병원정보시스템(P-HIS)을 도입했다. 이에 앞서 고대의료원 산하 병원들에 클라우드를 공급하기도 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 업무협약도 맺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공공부문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500개 이상의 정부·공공기관이 네이버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원격교육 플랫폼 임차사업을 수주했다. 네이버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540여만명의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원격 학습 환경을 구축했다. 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인공지능(AI)용 고성능 컴퓨터 자원 임차사업도 따냈다.

네이버가 먼저 뛰어든 시장에 카카오도 가세했다. 카카오는 올해부터 클라우드 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B2B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앞세웠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i클라우드'를 출시하고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는 기업용 클라우드 솔루션 플랫폼이다. AI와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엔진 등 기술적인 업무 지원을 한다. 또 카카오톡과 챗봇을 연계해 편의성을 높였다. 최근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임원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 역시 공공부문 클라우드 시장을 노리고 있다. 까다로운 보안 인증 때문에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잠식되지 않은 기회의 땅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엔터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클라우드 보안 인증(CSAP) 취득을 완료했다. 이 인증은 공공기관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것이다. 현재 CSAP 인증을 획득한 기업은 네이버클라우드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포함, 국내 9개사에 그친다.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사진 = 네이버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사진 = 네이버

 


'클라우드 시장' 제대로 판 커졌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클라우드 사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 떄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매년 평균 14% 성장해 내년엔 3조7238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시장분석업체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환경에 도입되는 정보기술(IT) 인프라 시장이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 15%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오는 2025년엔 국내 IT인프라 시장의 60%가 클라우드로 도입될 전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주목하는 공공부문 역시 잠재성이 큰 시장이다.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행정·공공기관의 IT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정부혁신 발전계획'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일환이다.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IT시스템을 공공·민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로 이전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5년간 86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미 속도가 붙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공공 부문에 민간 클라우드 도입을 위해 올해 약 3485억원 규모 예산이 투입된다. 이는 지난해 1888억원에 비해 약 84.6% 증가한 수치다. 행정안전부는 내년도 행정·공공기관 정보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에 2402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는 올해보다 1832억원 높은 액수다.

공공부문 시스템이 이전되는 민간 클라우드센터의 경우, CSAP 인증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에겐 기회다. CSAP 인증이 우리나라의 독자 인증인 만큼 글로벌 기업보다는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에게 열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클라우드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해당 인증을 획득한 국내 몇 안되는 사업자이기도 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클라우드 사업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데이터 센터를 확충하는 것 역시 그 일환이다. 네이버는 춘천에 이어 세종시에도 아시아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짓고 있다. '각 춘천' 보다 6배 큰 규모로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 클라우드 사업과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카카오는 경기도 안산 한양대 캠퍼스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산동 건물 안에 총 12만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고, 향후 카카오 클라우드 사업의 핵심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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